[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지난 2004년, 감성적인 일본 영화 두 편이 개봉합니다. 그리고 그 두 영화는 모두 흥행에 성공하죠. 눈물샘을 자극함과 동시에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그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첫사랑이 생각날 때, 여자들보다는 남자관객들에게 좀 더 호평을 받았던 영화. 시간이 지날수록 먹먹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영화정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世界の中心で, 愛をさけぶ: Crying Out Love In The Center Of The World, 2004)멜로, 로맨스, 드라마 // 2004.10.08. // 138분 // 일본// 12세 관람가
감독 - 유키사다 이사오
배우 - 오오사와 타카오, 시바사키 코우, 나가사와 마사미
<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찾아온 투명한 슬픔>
결혼을 앞두고 있는 리츠코 (시바사키 코우)는 어느날 이삿짐 속에서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발견 합니다.
그리고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 속의 내용을 듣자마자 약혼자인 사쿠타로(오사와 다카오)에게 짧은 편지 한 장만을 남겨두고 사라져버리죠. 그러다 우연히 리츠코의 행선지가 '시코쿠'라는 것을 알고 사쿠타로는 그녀의 뒤를 쫓아갑니다. 시코쿠는 다름아닌 사쿠타로의 고향이자 첫사랑 아키와의 추억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쿠타로의 첫사랑 이야기는 어땠을까. 1986년 고등학교 2학년 여름으로 거슬러 갑니다.
사쿠(고등학교 때의 사쿠타로: 모리야마 미라이)는 얼굴도 예쁘고, 우등생에 스포츠까지 만능이자 모든 남학생들이 동경하던 아키(나가사와 마사미)와 하교 길에 마주칩니다. 천연덕스럽게 사쿠의 스쿠터에 올라탄 아키는 이후 사쿠와 함께 라디오 심야방송에 응모엽서를 보내고, 테이프로 음성편지를 주고받으며 투명을 사랑을 키워나가죠.
그러다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심야방송에서 사연을 보내 당첨되어 사연이 읽히게 되면 워크맨을 선물로 받게 되는데, 먼저 그 사연이 당첨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시작 한 거죠. 그 과정에서 사쿠는 아키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거짓사연을 보냈고, 이 사연이 당첨되게 됩니다. 거짓사연인 것 때문인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아키는 화를 감출 수 없었고 그러다 둘은 서로 소원해지게 됩니다. (알고 보니 사쿠는 정말 백혈병에 걸려서 투병중이었고, 결국 이 때문에 화가 난 거였습니다)
그러나 아키는 사쿠를 용서하리고 하고 단둘이 처음으로 무인도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갑자기 아키가 쓰러집니다.
병원에 입원하게 됐지만 그녀는 그녀 특유의 밝음을 잃지 않았고, 사쿠는 그런 그녀의 곁에서 애정을 쏟습니다. 그러나 아키가 처한 현실과 직면하게 된 사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슬픔에 빠지게 되죠.
점점 약해져만 가는 아키를 위해 사쿠는 아키가 늘 꿈꾸어 오던 ‘세상의 중심’이라 불리는 호주의 울룰루(에어즈 락)에 그녀를 데려가기로 마음먹고 병원을 몰래 빠져 나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태풍에 발이 묶여 비행기를 타지도 못한 채 아키는 공항 로비에서 쓰러지게 되죠. 그녀는 결국 병실에 누운 채로 시간을 견디다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추억들을 곱씹는 사이, 사쿠타로는 약혼자 리츠코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괴 그 사이 리츠코는 카세트 테이트 속의 내용을 듣고, 과거 사쿠타로와 아키의 테이프 전달의 가교 역할자가 자기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사고를 당하며 자신 때문에 마지막 테이프를 전달하지 못했음을 알게 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숨겨져 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된 그들. 그들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하고 싶은 이야기>
- 가슴 뭉클한 첫사랑이 생각난다면
누구에게나 가슴 뭉클한 첫사랑이 있습니다. 해피엔딩이든 그렇지 않든 첫사랑의 기억은 아름답고 시리고 뭉클하기 마련이죠. 영화는 진부해 보이는 소재를 과거와 현재로 이어가며 그들이 추억을 되짚어 보면서, 동시에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나에게도 순수한 시절이 있었음을, 당신에게도 풋풋함이 있었음을 떠오르게 합니다.
“네가 세상에 태어난 후 내가 없었던 적은 1초도 없었어”
- 3040의 추억
90년대 문화가 우리 삶에 제법 크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30, 40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도 그런 영화 중 하나 입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품이나 배경 등은 물론 일본이라는 특이성이 존재하긴 하지만 문화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우리는 영화를 보며 과거를 추억할 수 있음이 충분함을 알 수 있습니다.
“네가 어른이 되어서 결혼하고 취직도 하고... 미래를 살아갈 걸 상상하면서 오늘 밤은 자려고 해.”
끝을 알 수 없는 사랑보다 끝을 알 수 있는 사랑이 더 두려 울지 모릅니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준비하는 시간조차 아플 수 있기 때문이죠. 당신에게 첫사랑은 어떤 존재인가요? 영화의 먹먹함이 지금과 제법 어울리는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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