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이정선] 우주 영화 속 단골 소재. 바로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이다. 우리는 <아마겟돈>, <딥임팩트> 등 다양한 재난 영화를 통해 소행성 충돌의 무시무시함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저 ‘영화는 영화!’라며 큰 걱정은 없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 항공우주국 NASA(이하 ‘나사’)가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발표를 하였다. 바로 오는 2135년,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사의 발표에 따르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천체는 ‘베뉴(Bennu)’라는 이름의 직경 약 500m, 질량 약 1억 4000만 톤으로 추정되는 소행성이다. 추정에 따르면 베뉴는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보다 약 100m가 높다.
지난 1999년 처음 발견된 베뉴는 현재 1.126AU(1AU는 지구와 태양 간 거리) 정도의 거리에서 태양 주변을 공전하고 있으며 나사의 한 관계자는 베뉴가 지구로 진입할 확률은 ‘2700분의 1’로 매우 낮은 편이지만 혹시라도 충돌하게 된다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대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나사가 베뉴와 같은 소행성의 위험으로부터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바로 ‘해머(HAMMER)’ 프로젝트이다. 해머는 ‘비상 대응을 위한 초고속 소행성 경감 임무(Hypervelocity Asteroid Mitigation Mission for Emergency Response)’의 약자이다.
해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미국 MIT 대학교의 리처드 빈젤 박사에 따르면, 해머 프로젝트의 핵심은 커다란 망치가 내려치듯 핵폭탄으로 베뉴를 파괴하든지 여러 대의 무인 우주선을 베뉴에 충돌시켜 방향을 바꾸게 하는 것이다.
위 두 가지 방법 중 핵폭탄을 사용하는 방법은 최후의 수단이므로 공동 연구진은 가급적이면 베뉴의 경로를 바꾸는 방법을 연구에 있다.
베뉴의 경로를 바꾸기 위해서는 높이 9m, 무게 9톤의 무인 우주선을 만들어 소행성에 충돌시키면서 조금씩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철저한 계산을 통해 실수 없이 진행되어야 하므로 공동 연구진은 다양한 가정을 고려해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베뉴의 궤도를 안전하게 변경하기 위해서는 지구와 충돌하기 7.4년 전에 우주선을 발사해야 한다. 혹시 모를 실패에 대비하기 위해 베뉴가 지구와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우주선을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무게의 베뉴의 궤도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충돌 10년 전에 적어도 34개에서 많게는 53개의 우주선을 충돌시켜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충돌 25년 전에 우주선을 보낸다면 10개 내외만으로도 충분히 경로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먼 거리에서는 조금의 궤도 수정만으로도 시간이 지나면 큰 각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은 직접 소행성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정확성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디까지나 가정이기 떄문이다. 따라서 나사는 2년 전 우주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로 베뉴 탐사에 나섰다. 오시리스-렉스는 다가오는 8월에 베뉴에 접근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8월, 지구의 운명을 결정지을 탐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구 구하기’는 그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2700분의 1의 확률에 불과하지만 그보다 더 적은 확률로 지구에는 생물이 살고 있는 것이므로 마냥 안심할 수 는 없다. 철저한 ‘충돌 대비’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위협을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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