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지난 6일 국내 최대 규모의 증권사 삼성증권에서 어처구니없는 금융 사고가 벌어졌다. 자사 직원들이 소유한 자사주를 배당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이 1주당 1000원을 입력해야 하는데, 1주당 1000주로 잘못 입력한 것이다. 이 사태로 천문학적인 ‘유령주식’이 발생했고 이를 배당받은 직원들이 실제 매도까지 하면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유령주식이란, 유령처럼 실체가 없는 주식을 말한다. 삼성증권의 경우 직원의 입력 실수로 1주당 999주의 유령주식이 발생했는데, 이것이 무려 28억 주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삼성증권이 발행한 전체 주식의 30배가 넘는 수치. 이로 인해 증권사 전반적으로 주먹구구식으로 일처리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증권사에서는 만약의 실수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경고 장치를 가동하고 있는데, 큰 수치 입력 실수조차 걸러내지 못했다는 문제다. 두 번째는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실체가 없었던 오류 난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들이 매도해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이번 삼성증권 사태로 유령주식을 이용한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나 마찬가지 인데, 그렇다면 기존에도 대기업, 외국인 투자자들이 법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를 해온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이다. 그밖에 이러한 시스템 문제가 삼성증권에서도 발생하는데 다른 증권사도 마찬가지 아닌가 하는 까지 나오고 있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 매도 주문을 내는 것)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다수의 국민들은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뒤늦은 수습에 나서, 이르면 이달 말쯤 모든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식 매매시스템 점검을 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삼성증권 배당 오류 사태로, 이른바 유령주식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번 점검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금감원은 현재 삼성증권을 대상으로 배당 오류 사태의 경위와 처리 과정 등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삼성증권에 대한 현장검사가 끝나는 대로 전체 증권사들의 주식 매매시스템 점검을 시작해 유령주식이 유통될 수 있는 구조인지 살필 계획이다.
한 직원의 실수로 번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이번 사태가 정말 한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도, 기존 대한민국 주식 시장이 유령주식이 유통 가능한 허점 투성 이었다고 해도, 어떤 경우여도 많은 비난을 받아 마땅한 상황이다. 그 막중한 책임을 정부와 증권사들이 통감하며 확실한 방지대책과 예방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국민이 등을 돌리고 나서야 믿어달라고 호소하기 이전에 믿게 하는 것이 이제는 중요한 시점임을 절실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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