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김미양] 남과 북은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을 통해 올해 안에 한반도에 ‘종전’을 선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회담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살펴보면 좋을 과거의 종전국가 사례들을 알아보자.
먼저 규모가 상당했던 전쟁으로 제1차 세계대전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세르비아 왕국의 전쟁으로 촉발되어 전장이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된 대규모 전쟁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종결일은 11월 11일로 종전선언일과는 날짜가 다소 다르다. 그 이유는 공식적인 종전선언이 전쟁으로 인한 피해보상, 전범국 처벌 등의 문제들을 다룬 조약들이 체결된 이후에 발표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은 1920년 1월 첫 국제연맹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종료가 선언됐다.
약 20년 뒤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 역시 국가 간의 합의 절차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대부분 이 전쟁을 종결한 결정적인 사건으로 미국의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를 떠올리지만, 사실 미국의 공격 전 ‘포츠담 선언’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
1945년 5월 7일 이미 독일이 항복을 선언한 가운데, 7월 26일 주요연합국은 독일에서 열린 ‘포츠담 선언’은 일본에 항복을 권고하고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대일처리방침을 표명한 선언이었다. 허나 일본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미국은 8월 15일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며 항복을 이끌어냈다.
지금까지도 수많은 일본인 사상자를 만든 원자폭탄 투하에 대해 비판은 존재하지만, 여러 관련국의 합의를 바탕으로 문서화 한 ‘포츠담 선언’은 미국이 일본을 공격한 데 있어 그 당위성을 만들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전쟁의 종결과 최종 종전선언까지 관련 국가 간 협상 절차는 그 당위성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의 경우 역시 남과 북뿐만 아니라 참전국인 미국, 러시아, 일본와의 협의 절차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주변 국가들과의 회담을 잇따라 잡고 있다. 종전선언의 성공 여부는 이어지는 주변국과의 회담 성과에 따라 윤곽이 보일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참고할만한 성공사례로 과거 독일 통일의 과정을 들 수 있다.
당시 주변국들은 전범국인 독일의 통일에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서독 빌리 브란트 총리에 의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되는데, 브란트 총리는 통일정책 중 하나로 전범국 수장으로서 폴란드 바르샤바 유태인 추모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등 주변국들로부터 바뀐 독일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이런 행위는 당시 서독 내에서는 거부감을 일으켰지만 궁극적으로 독일 통일에 대한 당위성을 얻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되면서 이로 인해 빌리브란트 총리는 197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된다.
세계 주요 사례를 통해 한반도 종전에 필요한 점들을 살펴봤다. 여러 국가가 얽혀있는 만큼 해당국뿐 아니라 관련국 간의 합의 절차가 필요하다. 남과 북 평화 분위기 속에 시작된 ‘종전’ 계획. 주변국에도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며, 더 나아가 지구상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라는 타이틀 또한 없앨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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