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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고등학교 시험문제에 “세월호를 탔었다면 나도...” 공분 [시선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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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지난 5일 제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국어시험이 치러졌다. 그런데 이 시험의 한 문제의 문항에서는 "그날 세월호를 탔었다면, 나도 죽을 것이다"라는 내용이 출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이 문제는 사건을 경험 한 후에 일어날 수 도 있었지만 결국 일어나지 않았던, 가상의 대안적 사건을 생각하는 ‘사후 가정 사고’ 개념을 적용해 바꾸라는 일반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그러나 문제로 사용한 예문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2014년 4월 16일 299명이 사망하였고 5명의 미수습자가 남아 있는 여전히 국민에게 큰 상처인 세월호 사건을 예문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출처/SNS


이를 심각하게 여긴 한 학생은 공론화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문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 제천지역 기반 SNS에 올렸고 이를 본 네티즌과 시민들은 해당 문제를 출제한 교사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에 학교 측에서는 시험 문제에 부적절한 예시를 든 것에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면서도 세월호는 사후 가정 사고를 학생들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적합한 예시였다는 해명을 했다. 

그러나 해당 예문의 문제점은 세월호 사건의 평가 적합성 여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세월호 사건의 의미가 현재도 국민들에게 깊은 슬픔으로 남아 있고 유족들에게는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면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섣부르게 예문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해당 교사는 이 문제를 내기 위해 다양한 가상 상황을 만들 수 있었을 수도 있고 세월호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을 예로 들 수 도 있었다. 그러나 굳이 세월호를 예시로 하여 죽음을 연상케 한 것은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어묵을 먹는 것을 뉴스의 한 장면으로 연출 했을 때 그 배경을 세월호 사건 당시의 장면을 사용한 것과 비슷한 느낌을 들게 한다. 실수가 아닌 다분히 어떤 의도가 섞인 행위로 의심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시험을 보던 학생도 이 문제의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그런데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가 이 예시를 사용해서 가져 올 수 있는 문제점을 미처 몰랐다고 한다면 과연 국어교사의 자격이 있을까? 반대로 그 의미를 알면서 사용했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큰 문제다.

세월호 사건은 21세기 들어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던,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인 가장 큰 재난 중 하나다. 여전히 민감한 사안인 이 사건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거나 왜곡, 비하 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인성을 심각히 의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아직도 이런 문제가 제출된다는 점에 심한 안타까움을 느끼며 해당 교사와 학교는 왜 해당 문제가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지 그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