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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부산 12층 아파트에서 떨어진 과도... 마른하늘의 날벼락 [시선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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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최근 들어 ‘마른하늘의 날벼락’이 자주 떨어지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고중에서 물체들이 자주 떨어진다는 얘기다. 

지난달 31일 오후 5시 20분,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길이 20cm 정도 과도가 떨어졌다. 당시 입주민 A(67) 씨는 과도가 떨어진 바로 옆에서 자전거 수리를 하고 있다가 과도가 떨어진 것을 보고 놀라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의 조사결과 해당 과도는 같은 아파트 12층에 사는 B(73/여) 씨가 방충망을 과도를 이용해 열다가 놓치는 바람에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B 씨는 방충망이 잘 열리지 않아 과도를 이용해 칼이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B 씨가 고의성 없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종결했다. 

고층에서 떨어지는 물건은 작더라도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픽사베이)


이번 사건은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매우 아찔한 사고임이 분명하다. A 씨의 위치가 조금이라도 달라 그 과도에 맞기라도 했다면 작은 부상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렇게 고층 아파트에서 물건이 떨어져 발생하는 사고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2일 광주 광산구 송정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차된 차에 1리터 들이 우유팩이 떨어져 앞유리가 크게 파손되었다. 500㎖의 우유팩이 아파트 10층 높이에서 떨어질 경우 그 충격은 25㎏에 이르기 때문에 차 유리의 파손은 당연한 것. 사람이 맞았으면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우유팩을 던진 범인은 다름 아닌 해당 아파트에서 살고 있던 초등학생 C(12) 군이었다. C 군은 학교에서 했던 낙하실험으로 인해 호기심을 느껴 우유팩에 물을 담아 던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C 군은 그러나 촉법소년(형사 책임 없는 미성년자)여서 손괴죄를 저질렀지만 보호처분에 그쳤다. 


고층아파트에서 떨어지는 물건들은 고의냐 실수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치명적인 것은 똑같다. 중력과 가속력에 의해서 충격은 배가 되고 이를 맞는 사람은 크게는 사망에 이를 수 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심각성을 잘 못 느끼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물건이 떨어지는 시점에서는 물체의 무게나 속도가 어떤 결과를 나타낼 지를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일이 사망사고로 이어진다면 그것만큼 가해자나 피해자에게 억울한 일이 또 있을까?

대한민국의 주거 문화가 고층 아파트로 옮겨 간지 오래다. 하지만 고층에서 살면서 지켜야 하는 안전수칙에 대한 교육과 개념 확립은 여전히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비롯되는 이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집과 학교, 아파트 단지와 지자체 모두가 힘을 합쳐 사고 방지 캠페인을 주기적으로 꾸준히 펼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