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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카드뉴스] 건강을 위해 뛰는 러닝머신, 원래 고문도구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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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박진아, 조재휘 / 디자인 이정선] 새해를 맞아 건강 혹은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돈을 지불하고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한 다짐을 하지만 항상 헬스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헬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운동기구인 러닝머신, 영어로 트레드밀(Treadmill)이라고 하는 이 기구는 사실 19세기 영국에서 죄수들을 형벌하기 위한 고문도구였다.

1800년대 영국에서는 범죄자를 국외추방하기도 했지만, 사형과 교도소 수감생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 당시 교도소는 매우 비위생적이고 가혹했으며 죄수들에 대한 중노동법이 있었기에 수감자들은 의무적으로 고된 노동을 해야 했다.

1818년 영국의 기술자 윌리엄 큐빗은 수감자들의 중노동을 돕는 트레드밀을 고안해낸다. 이 트레드밀은 10명에서 20명의 수감자들이 가로로 눕혀진 거대한 원통을 밟아 물레방아처럼 돌리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트레드밀에서 생산된 동력은 물을 퍼내거나 곡물을 분쇄하는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어원을 잘 살펴보면 Tread(밟다) + Mill(공장)의 뜻이 있다.

트레드밀은 1842년 이후 영국의 주요 교도소들에 보급되었으며 수감자들에게 막대한 정신적, 체력적 고통을 안겨주었다. 수감자들은 부실한 식사를 하면서 주 5일, 하루에 6시간씩 트레드밀에 올라야 했고 이들의 하루 운동량은 에베레스트산 절반 높이를 등반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었다.

교도관들은 트레드밀을 환영했고 트레드밀은 점점 진화해 19세기 말에는 수감자들이 트레드밀을 밟는 동안 서로 어떤 대화도 나눌 수 없게 칸막이까지 설치되었다. 19세기 말까지 운용되었던 트레드밀은 1898년 수감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교도소법이 통과되며 금지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트레드밀은 1952년 워싱턴 대학의 로버트 브루스 박사와 웨인 퀸튼 박사에 의해 의료기기로 재등장한다. 심장과 폐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의료용 기기로 트레드밀을 고안해냈으며 1인용으로 간소화해 만든 것이다. 이때 탄생한 기계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러닝머신의 모습과 비슷하다. 비로소 고문도구가 의료기기로 탈바꿈한 것이다. 

의료기기로 사용되던 트레드밀은 1970년대에 이르러서야 운동기구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케네스 쿠퍼 박사는 1968년 발간한 <에어로빅>이라는 저서에서 유산소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트레드밀이 운동기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후 트레드밀은 1970년대 미국의 조깅 열풍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러닝머신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다.

외부 환경이나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인 운동기구로 평가 받고 있는 러닝머신. 하지만 러닝머신에서 뛰는 것이 괴롭고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그 이유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