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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교양

‘지구 리셋설’의 증거(?)로 떠 오른 ‘괴베클리 테페’ [지식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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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김미양] ‘괴베클리 테페’는 터키어로 ‘배불뚝이 언덕’이라는 의미로 터키 남동쪽의 샨르우르파(Şanlıurfa)도 외렌직(Örencik)군에 위치해 있는 유적이다. 이 유적은 2018년 6월 터키의 제 18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 유적은 최고 5.5m 높이의 T자 형태의 돌기둥이 200개 이상이 늘어서 스무 겹으로 원을 이루는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기둥들에는 곤충과 동물 형상 들이 조각되어 있다.

평범한 유적 같아 보이지만 이 유적이 사람들과 학계에 충격을 주는 이유는 지어진 연도가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괴베클리 테페는 1950년대에 우연히 돌기둥이 발견되어 1963년 미국 시카고 대학과 터키 이스탄불 대학이 공동조사를 실시하여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독일인 고고학자 클라우스 슈미트(Klaus Schmidt)를 필두로 한 조사단이 1994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이 유적의 건축 시기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발굴된 제3계층의 연도가 무려 9100~8600년 전으로 분석된 것이다. 그리고 아직 발굴이 되지 않은 언덕 주변 지하에 있는 구조물들의 건축시기가 무려 15,000~14,000년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는 신석기 시대로 최초의 문명으로 알려진 수메르 문명보다 약 7000년이 앞서 현재까지 발견된 유적 중 가장 오래된 유적에 등극됐다. 이러다 보니 신석기 인들이 제대로 된 도구도 없이 어떤 방법으로 저런 정교한 건축물을 짓고 조각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학계의 주장이 분분하였다. 게다가 더 충격적인 것은 해당 건물이 주거 건물이 아니라 종교적인 의미로 지어졌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문명의 발달 순서는 신석기 혁명을 거쳐 농경의 시작, 그리고 집단 사회의 생성이라는 순서로 진행되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 유적은 농경시대 이전에 인류가 사회 집단을 이루어 종교 활동과 대규모 토목사업을 벌였다는 증거가 되어 기존의 학설들을 뒤엎어버리게 되었다.

이처럼 일반적인 시대의 흐름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 건축물의 존재는 학자들로 하여금 괴베클리 테페가 외계인에 의한 산물이거나 고대에 고도 문명이 존재했지만 의도적으로 문명을 몰살 한 후 새로운 문명을 탄생시키는 ‘지구 리셋설’의 증거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돌기둥의 T자 형태가 하늘과 인간의 연결을 뜻하고 돌기둥에 새겨진 동물들이 종교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 근거해 종교적인 건축물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단정 짓기에는 이 건축물이 시대와는 굉장히 이질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여전히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아 피라미드나 스톤헨지를 능가하는 불가사의함을 간직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아직도 활발한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괴베클리 테페. 과연 이 건축물은 또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까? 그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인간 문명의 역사도 새로이 쓰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