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최지민pro] 지난 5월 경주 월성 성벽에서 인골 2구가 발견됐다. 성벽 유적에서 인골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이 인골은 약 1500년 전 제물로 묻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 인골 2구를 성인 남성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결박이나 저항의 흔적이 없고 곧게 누운 것으로 보아 사망한 뒤 묻힌 것으로 판단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 내려져 오던 ‘인주설화’가 허구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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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주설화(人柱說話)’의 ‘인주(人柱)’는 거대한 토목공사, 성 쌓기, 둑쌓기, 다리 놓기 등을 할 때 사람을 물속이나 흙 속에 파묻는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인주설화는 이와 관련해 사람을 제물로 쓴 인신공희 또는 인신공양을 소재로 한 설화이다.
과거 인주를 시행한 사람들은 사람을 제물로 바치면 산 사람의 영혼이 건축물에 들어가 무너지지 않고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러한 풍습을 행하였다.
현재 인주설화에는 여러 가지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전라남도 영암군의 소바우 마을 이름의 유래에도 인주설화가 존재한다. 옛날 소바우 마을의 앞 둑은 잘 터져 피해가 많았었다. 그러던 중 마을사람들이 도사의 말을 듣고 산 아이를 제물로 삼아 파묻은 후 둑을 쌓았더니 그 뒤로는 안전했다고 한다. 그 때 희생된 아이의 이름이 소바우여서 마을 이름이 소바우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전라남도 장흥군 어인보에도 이와 비슷한 인주설화가 내려온다. 당시 보의 둑이 잘 터져 도사에게 물으니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했다. 이에 사람을 찾던 중 마침 지나가던 거지의 아들을 돈으로 사서 제물로 파묻었더니 둑이 터지는 일이 없었다.
이런 인주설화와 비교되는 설화가 ‘에밀레종설화’이다. 에밀레종 설화는 왜 이 사물이 그러한지를 설명해주는 유래담에 속한다. 이 전설에는 종을 만드는 장인의 딸이 자진해서 끓는 쇠가마에 투신했다는 설화와 동냥 온 중에게 아이의 어머니가 “시주는 할 것이 없으니 내 자식이라도 종 만드는 시주로 줄까?” 라고 장난으로 말한 것이 씨가 되어 아이를 시주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화가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인주설화가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올 뿐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경주 월성 성벽에서의 인골 발굴로 인해 신라인의 인신공양이 처음으로 드러나게 됐다.
경주 월성 성벽 인골 2구 발견. 학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지금은 발굴된 인골을 대상으로 자연과학적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인주설화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처럼 연구결과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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