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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카드뉴스] 다양해지는 결혼형태, 당신은 어떤 결혼을 원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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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김지영/디자인 이정선] 결혼식 때 주례자는 이제 막 부부가 된 신랑, 신부에게 이렇게 말한다.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기쁠 때나 슬플 때나...”.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부부가 의좋게 오래오래 함께 사는 것을 가장 큰 미덕이자 행복으로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한 부부가 이혼하는 황혼이혼의 수가 증가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여성의 사회적 자립이 높아졌고, 평균 수명도 늘어 더 이상 애정이 식은 사람과 2~30년을 더 살 수 없다고 여기는 부부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결혼은 서로의 사랑 외에도 가치관과 원칙, 삶의 방식과 배경 등 많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시대에 따라 결혼의 형태와 가치관에도 조금씩 차이가 생긴다. 지금도 100세 시대의 도래와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사회현상으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결혼 형태들이 보이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결혼 형태가 졸혼, 휴혼이다. 우선 졸혼은 ‘결혼을 졸업 한다’라는 뜻이다. 이혼은 서류상으로 맺어져 있는 부부의 관계까지 완전히 정리하는 것이지만 졸혼은 법적인 부부의 관계는 유지한 채 각자의 삶을 사는 것이다. 

졸혼에도 유형이 있는데 같은 집에서 생활하면서 서로 간섭하지 않는 ‘동거 스타일’과 각자 서로의 집에서 생활하는 ‘별거 스타일’이 있다. 물론 여기에서 ‘별거’라는 개념은 통상 우리가 얘기하는 서로 정이 떨어져 따로 지내는 것이 아닌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떨어져 지내는 것을 말한다. 보통 이 유형은 노년의 부부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휴혼(休婚)은 ‘결혼 휴업’이라고 할 수 있다. 결혼기간 동안 결혼생활에 지친 부부가 일정기간 휴식기간을 갖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사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마치 대학교수들이 안식년을 갖는 것처럼 결혼생활에도 안식년을 갖고 개인생활을 누리고 와 새로운 기분으로 결혼생활에 임하자는 것이다. 단 결혼생활을 지속할 거라면 기간이 긴 것보다는 짧은 것이 효과적이다. 이 휴혼은 노부부뿐 아니라 모든 연령의 부부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

요즘에는 아예 처음부터 떨어져 결혼 생활을 하는 ‘LAT(Live Apart Together)족’도 생겨났다. LAT 부부들은 각자의 거처를 두고 따로 살지만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자식도 함께 돌보며 주말이나 주중에 정기적으로 가족모임을 갖는다. 서로 따로 사는데 결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LAT족이 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각자 취미가 다르거나 생활 패턴이 다른 부부가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고 따로 생활하는 경우가 있고, 직장이 멀리 떨어진 맞벌이 주말 부부도 이에 속한다. 최근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결혼 전부터 각자 집을 소유하는 등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이들은 각자 돈을 버는 만큼 경제적 다툼이 없으며,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기 쉬운 부부싸움도 크게 줄어들어 사랑이 더욱 깊어진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폴리아모리’(polyamory)는 일부일처제를 고집하지 않고 배우자의 또 다른 애정관계를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서로의 동의하에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바람피우는 것과는 구별된다. 

폴리아모리스트들은 일부일처제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 결혼 제도라며 비판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여러 파트너와의 다양한 관계를 통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여기서 이들은 성적관계보다 파트너에 대한 헌신과 친밀감 등의 정신적 유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시대에 따라 결혼의 본질과 모습은 여러 방향으로 변화를 겪어왔다. 그리고 이제 결혼은 과거처럼 영원히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점차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나고 있다. 결혼의 형태에도 개인의 가치관이 포함된 만큼 어떠한 결혼형태가 좋고 나쁘다라는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사랑해서 결혼하긴 했으나 지속적인 가정생활을 꾸리기 위해 서로에게 무조건 헌신한다는 이야기는 옛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