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이정선] 여행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특히 단풍 구경을 비롯해 가을 정취를 느끼기 위한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색다른 색감의 ‘핑크뮬리(Pink muhly)’가 여행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핑크뮬리’에서 핑크는 분홍이란 뜻이다. 그리고 ‘뮬리’는 뮬렌바르기아 카피라리스(Muhlenbergia Capillaris)의 줄임말로 벼목 벼과인 ‘억새’를 지칭한다. 즉 핑크뮬리는 ‘분홍억새’를 뜻하고 다른 말로 ‘분홍쥐꼬리새’ 라고도 불린다.
사실 국내에 자라는 일반 억새들은 가을에 옅은 갈색으로 변하는 게 특징이지만, 핑크뮬리(분홍억새)는 이름처럼 갈색이 아닌 분홍색으로 변한다. 핑크뮬리의 원산지는 미국 동남부인데, 다양한 즐거움과 볼거리 제공을 위해 국내에서 수입한 것이다.
핑크뮬리는 5월에 조금씩 피기 시작해, 여름 내내 초록색이었다가 9월~11월 사이에 들어 눈에 띄는 분홍색으로 절정을 이룬다.
핑크뮬리의 또 다른 특징은 강한 생명력이다. 이에 빛 좋은 양지뿐만 아니라 가뭄에도 강해 모래에서도 잘 자라 관리에 용이하다. 이런 특성으로 최근에는 다량이 수입돼 일반적으로 야외정원에 조경 식물로 키우며, 최근엔 드라이플라워 형태로 꽃꽂이 소재에 많이 사용된다.
가을 들어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SNS 상에서 황홀한 분홍빛 절경을 뽐내는 핑크뮬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에서부터 가장 먼 제주도까지 핑크뮬리가 잘 조성된 지역에는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한 여행객들이 몰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첨성대가 위치한 경주에서는 첨성대 사적지 주변으로 핑크뮬리 꽃밭이 형성되어 있어 역사문화재와 함께 이색적인 볼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한편 함평군 함평읍 주포한옥마을 일대에는 핑크뮬리에 수크령, 국화 등 100여종의 다양한 꽃으로 ‘억새밸리존’을 조성하고 있다. 주포한옥마을은 서해바다의 풍광이 수려한 돌머리 해수욕장 인근에 마을을 조성했으며, 특히 10,000㎡ 규모로 꽃을 심어 핑크뮬리 산책로를 만들었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사진촬영도 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다.
이밖에도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나리공원, 부산 대저생태공원, 경상북도 구미 낙동체육공원, 제주도 서귀포 방주교회와 노리매 공원 등 핑크뮬리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올 가을에 가족,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핑크빛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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