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최지민] 최근 우리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이하 ‘FTA’)을 사실상 합의하면서 향후 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와 철강 등의 산업이 개정을 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가 한-미 FTA 협정 당시 독소조항이라 지적된 투자자-국가소송제(Investor-State Dispute, 이하 ‘ISD’) 조항을 어떻게 개선할지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란 분쟁 발생 시 국제기구의 중재를 받는 제도이다. ISD 제도에 의하면 외국 투자 기업이 현지의 불합리한 정책 또는 법으로 인해 재산적 피해를 입거나 혹은 투자 유치국 정부가 투자계약, 협정 의무 등을 어겨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법원이 아닌 국제기구의 중재를 받는다. ISD가 제기되면 세계은행(IBRD)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가 중재절차를 진행한다.
지난 2012년 한-미 FTA 체결 당시 여당과 야당은 ISD 조항을 놓고 치열한 찬반 논쟁을 벌인바 있다. 당시 야당은 ISD 제도가 “나라의 주권을 상실하게 하는 조항으로 주권국가의 사법권, 평등권 등이 무너지게 된다”며 ISD를 반대했고, 외교부는 “사건의 공정한 해결을 위한 것으로, 제 3자의 판정을 통해 중립적이고 합리적으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며 반박했다.
이처럼 ISD가 독소조항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투자자 편향적이며 국가 공공정책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의 민간의료보험 회사가 한국의 국가의료보험제 때문에 한국에서 영업 활동을 할 수 없다면, 국제기구에 이를 제소하여 한국 국가의료보험제도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제도와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ISD를 찬성하는 이들은 ISD가 해외투자자들에게 안전성을 제공해주고 이는 해외자본 유치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ISD는 국제표준이기 때문에 한-미 FTA에만 예외를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ISD를 제기하는 것은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제기 자체가 쉽지 않다. 실제로 한-미 FTA가 체결된 이후 현재까지 미국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ISD제기가 접수된 사안은 거의 없다.
한편 최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예정된 한-미FTA 개정에 관하여 정부의 독소조항 개정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과거 ISD를 독소조항으로 규정해 반대했던 야당 의원이 현재 대한민국 원수인 문재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ISD에 대한 정치권은 다툼은 쉽게 사그라 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과연 문재인 정부가 어떤 방안으로 이 난관을 헤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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