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정현국, 이연선] 지난 2016년 세계가전박람회와 세계통신박람회에서는 가상현실(VR)이 중요 주제로 등장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가상현실은 게임,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충분해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라 보인다. 가상현실 산업은 생각만큼 사람들 사이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침체되어 있는데, 바로 ‘캐즘’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캐즘’이란 새롭게 개발된 제품이 시장 진입 초기, 대중화된 주류시장에 보급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현상을 뜻한다.
캐즘은 원래 지질학 용어로 지각변동 등에 의해 지층 사이에 균열이 생겨 서로 단절된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 미국 실리콘밸리의 첨단기술 컨설턴트인 ‘제프리 A. 무어’가 1991년 미국 벤처업계의 성장과정을 설명하는데 ‘캐즘’을 사용하면서 마케팅 이론으로 확립되었다.
캐즘은 새롭게 개발된 제품, 특히 첨단기술이나 정보통신업계 제품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는 이쪽 업계들이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제품들을 출시하다보니 고객이 제품의 가치를 잘 모르거나, 이 기술을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혹은 아직 시장에 적용할 시기가 맞지 않아 사장되기도 한다.
보통 캐즘이론은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는 주기를 4단계로 구분한다. 먼저 1단계는 아직 기술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대중보다 앞서기를 추구하고 제품의 가치에서 혁신성을 중시하는 얼리어답터들이 기술의 소비자들이다.
2단계는 시장 단절을 뛰어넘어야 하는 단계이다. 사업에 필요한 신기술을 찾고 있는 실용주의자들이 주된 소비자이다. 3단계는 기술의 혁신성이 검증되기 시작하면서 실용주의자들과 함께 대중이 제품을 사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사람들의 수요를 더 자극시킨다. 4단계는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완전히 안착한 단계이다. 소비자들은 기술에 대한 수요를 유지하면서 더 나은 가치와 비용 절감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관련 업계에서는 어떻게 캐즘을 극복할 수 있을까? 첫째, 모든 시장을 세분화한 다음 그 중 하나의 시장을 선택해 그에 맞는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즉 모든 사람을 충족시키려 하기보다 공략 타깃층을 선택해 우선적으로 이들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둘째, 관련 인프라나 보완재 공급,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MD디스크가 빨리 공급되지 않아 MD플레이어가 캐즘에 빠졌듯 대중화될 수 있는 관련 인프라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셋째, 표준화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다수수용자들은 표준화에 민감하다. 따라서 제품이 안정적이고 업그레이드도 편리한 표준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일반 대중에게 확산되고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파급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넘어서야 하는 캐즘. VR뿐 아니라 앞으로 4차산업혁명 시장에는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이 기술들이 깊은 구렁에 빠지지 않고 캐즘을 넘어 대중화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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