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이연선 pro] 문학이야기는 매주 한 편의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독자와 함께 소통하고자 만들어진 콘텐츠로, 책이나 글에 점차 멀어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지(知)를 고취시키고자 제작됩니다. 순수한 목적으로 제작되는 콘텐츠인 만큼, 간혹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나이 대에 맞는 어떤 단계, 어떤 의무들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어릴 적에는 그런 모습들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줄로만 알았다. 20대에는 자연스럽게 어엿한 어른이 되어 직장을 다닐 테고, 30대가 되면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사회에서 인정받으며, 40대가 되면 어엿한 가장이 되어 화목한 가정을 꾸렸을 거라고.
하지만 실상 그 나이 대에 접어들면 그것은 전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매일 같은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고, 그 속에서 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나름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 보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놓은 것이 없는 것 같아 허탈함을 느낄 때도 있다. 불쑥 이런 공허함과 아픔이 찾아왔을 때, 우리는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고 싶지만 쉽사리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도 힘들 텐데’라는 생각 때문에. 그렇게 위로가 필요한 현대인들은 많지만 제대로 위로받지 못하는 현대인들도 많다.
우리 모두는 행복을 꿈꾸며 살아간다. 행복한 연애, 화목한 가정, 즐거운 직장 등 하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어쩌면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말했듯 인생은 고통의 연속일지도 모른다.이런 생각들이 엄습해올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나 대책들보다는 어쩌면 ‘그래도 괜찮다’라는 위로의 한마디일 수도 있다.
1인 가구 500만 시대, 우리는 그렇게 뿔뿔이 흩어져 산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위로가 필요한 나날을 보내지만 어느 누구에게 쉽사리 위로를 요구하지 못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힘들고 각박한 삶을 살아 가기게. 그렇다고 내가 먼저 위로의 손길을 선뜻 내밀지도 못한다. 나도 힘들다고 생각하기에.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하는 처지에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주길 바라는 것이 미안해진 사회. 우리 사회에 외로움이 늘어난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 때문만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지 못하는 사회이기 때문은 아닐까.
이처럼 외로워하는 이들에게 ‘그래도 괜찮다’며, ‘그럴 수 있다.’며 작은 위로를 건네는 책 한권이 있다. 바로 이윤용 작가의 <생겨요, 어느 날>이다. 사실 이 책에는 고민을 해결해줄 대단한 심리학적 분석이나 해결책이 담겨 있진 않다.
그저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받은 작은 위로를 누군가에게 또 다른 누군가에게 건넬 때, 우리 사회의 외로움은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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