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상/하수도 요금이 1억8000만원...사건의 전말은? [시선톡]

[시선뉴스 심재민] 대다수의 가정은 한 달의 정해진 수입을 바탕으로 각자 생활을 이어가기 때문에 가능한 생활비를 절약해 지출을 줄이려 노력한다. 그러한 생활비에서 수도세, 가스비, 전기세 등 각 종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만만치 않다. 따라서 각 가정에서는 가능한 물과 전기, 가스를 아껴 쓰기 위해 노력을 하고, 정치권에서는 서민의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정책과 공약을 내세우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한 달 세금으로 평생 만져보기 힘든 금액이 부과된다면 어떤 심정일까. 악몽 같은 이러한 일이 실제로 벌어져 피해자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사는 한 원룸의 세입자는 최근 1억8000만원의 사용료가 찍힌 상/하수도 고지서를 확인하고 놀란 가슴을 부여잡았다.

[사진/pxhere]

25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원룸 세입자 A씨(52)에게 상수도 요금 9398만7940원, 하수도 요금 7093만5300원, 물 이용 부담금 1445만3790원 등에 기본료 580원을 더해 총 1억7937만7610원을 부과했다. 평소 A씨에게 부과 되었던 몇 천원 수준에 비하면 수 만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고지서에 찍혀 있던 것.

원룸 1인 가구 형태인 A씨는 이 같은 금액이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더구나 본가가 별도로 있고 직장 때문에 혼자 월세를 얻어 퇴근 후 잠만 자는 용도로 원룸에서 생활해 온 터라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의 거주하는 곳의 지자체인 의정부시에 바로 문의했다. 그리곤 다행히 곧바로 시의 잘못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과연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같이 말도 안 되는 오류가 생긴 것일까.

의정부시에 따르면 원래 상/하수도 요금은 각 가구의 개별 계량기에서 자동으로 사용량을 시 서버로 전송하는 원격 검침 방식으로 부과된다. 그러나 당시 A씨의 집 계량기에서 오류가 생긴 것. 기계라 오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원래 이런 오류가 발생하면 그때마다 담당 직원이 현장에 방문해 직접 눈으로 검침한 뒤 오류가 발생한 요금을 정정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A씨 집의 담당 직원이 오류를 검사하지 못한 것이 수억원 고지서의 화근이 된 것이다.

이러한 행정 착오에 대해 의정부시 관계자는 “어쩐 일인지 담당 직원이 오류를 체크하지 못했고 민원인을 매우 놀라게 해 사과했다”며 “이 같은 실수가 또 일어나지 않도록 담당 직원들을 교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억 소리 나는 상/하수도 요금 고지서를 받아 든 A씨. 다행히 작은 행정실수가 빚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만약 각 가정에서 눈치 채지 못할 만큼 금액이 더 많이 부과 되었거나 자동이체 서비스를 받는 가정에서 되어 잘못 검침된 요금이 납부가 되어 버렸다면 아마도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 자칫 국민들에게 크고 작은 손해와 피해를 끼칠 수 있는 행정 업무에 각 지자체가 실수가 없도록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