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오랜 세월동안 인간은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위협받아왔다. 이에 질병을 없애기 위한 꾸준한 연구와 실험이 이루어져 많은 난치병의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질병은 남아있고, 또 새롭게 생겨나거나 발견되기도 해 의료계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의료진의 연구 중 일부가 어처구니없는 도난 행위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바로 연구용으로 이용될 농작물이 도난당한 것. 더욱 기막힌 것은 바로 범죄 동기로, 피의자는 “먹기 위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진은 본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픽사베이] |
청주 흥덕경찰서는 충북대학교의 연구용 당근을 훔친 A(53)씨, B(52·여), C(48·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충북대학교에서 1억 원이 넘는 연구비를 들여 품종 개발용을 키우던 농작물을 훔친 특수절도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충북대학교는 질병 저항성이 높은 품종 개발을 위해 정부로부터 연구비 1억2000여 만 원을 지원 받아 서원구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 농장에서 당근을 키우던 중이었다. 그런데 농장에서 키우던 실험용 당근 약 80㎏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충북대 측은 지난 3일 경찰에 신고해 수사를 의로 했다. 대학 측으로부터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농장 일대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벌였고, 그렇게 지구대 경찰관 6명은 CCTV 80여대를 확인하며 절도범의 도주 경로를 추적해 농장에서 약 1㎞ 떨어진 곳에 사는 A씨 등을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일당 3명은 지난 24일 오후 9시께 서원구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 농장에서 실험용 당근 약 80㎏을 호미로 캐서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밝힌 절도의 이유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는데, A씨는 경찰에서 “연구용인지 모르고 요리에 넣어 먹으려고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경찰은 A씨 등이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도난 당근 27개를 회수했다.
그러나 수사 중 충북대학교의 피해가 또 드러나 놀라움을 사고 있다. 경찰은 이 대학 농장에서 연구비 5000여만원이 투입된 실험용 파 400주도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절도 때문에 질병에 대한 중요한 연구에 차질이 발생했다. 충북대 관계자는 "도난당한 당근은 질병 저항성이 가장 좋아 연구가치가 가장 높은 품종"이라면서 "연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 무엇보다 자신의 것이 아닌 실험용 농작물을 ‘먹겠다고’ 훔친 범죄자들의 잘못이 크다. 연구용인줄 모르고 단순한 농작물로 여겨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명백한 절도이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처벌이 가해질 것이다.
하지만 큰 금액의 지원을 받고 연구를 진행 한 대학의 관리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연구용이라는 적극적인 경고 표식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도난 방지가 이루어졌다면 연구 가치가 높은 농작물이 도난당해 냉장고 속 식자재로 변하는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세 명이 80kg의 당근을 호미로 캐가는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는 아니었을 것이다.
피의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과 함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향후 연구 목적에 사용되는 자료들에 대한 세심한 관리 역시 잘 이루어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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