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주차장에 방치된 차량...요금은 3900만원? [시선톡]

[시선뉴스 이호] 스페인 팔마의 한 주차장에는 9년 동안 한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2009년 3월 한 여성은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주차 티켓을 받고 나갔다. 

그런데 그 이후 그 여성은 주차장에 오지 않았고 차량은 그대로 방치가 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기간이 문제다. 이 여성은 해를 넘겨 2010년에도 차를 찾으러 오지 않았고 3년이 되면서 요금은 2만 1,000유로에 육박했다. 우리 돈으로 약 2,740만 원이다. 

결국 주차장은 2012년 차주를 상대로 밀린 요금으로 2만1,627유로(2,828만 원)를 내라는 소송을 걸었고 법원은 2013년 주차장 측의 손을 들어 승소 판결을 내렸다.

픽사베이

하지만 차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요금도 내지 않고 차도 빼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은 또 흘러 요금은 이자가 붙었고 현재 내야 할 돈은 2만 7,955유로(약 3,655만 원)으로 불었다. 이에 주차장 측은 차주의 월급을 압류해 달라는 요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매월 차주의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차감하게 되었다. 

이런 일은 비단 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은 존재한다. 

지난 2009년 8월 22일부터 약 10년 동안 인천공항 주차장에는 한 승합차가 서 있었다. 인천공항공사는 3개월 이상 주차된 차량을 장기 방치차량으로 등록해 1년이 지나면 무단 장기 방치차량으로 관리하고 있다. 

공사측은 차주와 연락하기 위해 차적 조회를 지자체에 요청하고 내용증명 등도 보냈지만 답변이 전혀 없었다. 

결국 10년 동안 이 차량에 누적된 주차요금은 무려 3천200만 원이 넘어버렸다. 이에 공사는 최근 인천시와의 협약을 통해 인천공항 내의 1년 이상 장기 무단 방치된 차량 40대를 공매처리하는 것에 협의했다.

 

무단 방치차량은 사실상 버린 차량으로 봐야 한다. 차량을 찾아갈 수 없는 사정이 생겼다면 미리 얘기를 하거나 찾아가야 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아 상업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주차장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주차장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그에 따른 비용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주차장은 이용한 만큼 금액을 지불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일부러 차량을 세워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렵고 차량이 완연한 개인소유물이기 때문에 이를 처분하는 것도 매우 곤란하다. 따라서 금액이 이렇게 커질 때까지 방치가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되는 것이다.

3천만 원이 넘는 입이 떡 벌어질 주차비. 하지만 10년의 주차비라고 하면 납득이 가지 않는가? 차보다 더 비싼 요금을 내는 일이 없도록 무단 주차는 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