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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어묵 먹는데 세월호 보도화면...여전히 일베를 벗어나지 못한 방송국들 [시선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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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파일럿 프로그램 시절 호평을 받아 정규편성이 된 MBC TV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 적색 신호등이 걸렸다.

소위 먹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일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을 재밌게 표현하기 위해 뉴스 속보 형식으로 편집하여 내보냈다. 그런데 뉴스 앵커 뒤에 모자이크 처리 된 장면이 바로 세월호 침몰 당시의 보도화면을 이용한 것이다. 

국가적 참사로 기록되고 있는 세월호 사건의 보도화면을 예능에서 웃기기 위해 사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해당 장면을 이영자가 ‘어묵’을 먹고 있을 때 사용했다는 점이다.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 캡쳐


어묵은 일베로 대표되는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바다에 빠져 숨진 세월호 희생자들을 빗대어 조롱할 때 사용하던 은어다.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상황과 장면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편집 과정에서 세월호 보도 장면을 가져다 쓰고 이것을 어묵과 연관 시켰을 때에는 편집자의 악질적인 의도가 다분히 보였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이 이 장면에 경악을 하고 비판을 하기 시작하자 제작진은 지난 9일 편집 후반 작업에서 인지를 하지 못하고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론은 믿지 않았다. 제작진이 사용할 수 있는 그 수많은 보도 장면 중에 문제가 되는 해당 장면을 사용 한 것이 어떻게 고의성이 없었냐는 것이다. 

이에 더 이상 뾰족한 반박을 할 수 없었던 제작진은 긴급 조사위원회를 결성하여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분노한 여론의 마음을 돌릴 수 는 없었고 결국 최승호 MBC 사장이 직접 SNS를 통해 과거의 왜곡 보도를 반성한다는 내용까지 포함하며 사과문을 게재해야 했다. 

왜 일베 관련 방송 사고는 계속 반복되는 것일까? 

이번 사건 이전에도 MBC를 비롯해 다른 방송국에서도 일베 관련 논란은 계속 되어 왔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사진이나 세월호 사건을 폄하, 피해자를 조롱하는 사진 등 반 인륜적인 이미지들을 교묘하게 자료화면 등에 껴 넣는 수법을 사용해 일반인들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였다. 

하지만 이상한 점을 느낀 사람들은 해당 이미지들을 찾아냈고 해당 방송사들은 ‘실수’를 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사과를 하면서 수습하는데 진땀을 뺐다.  

극우 성향을 가지든 진보 성향을 가지든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자유다. 하지만 그런 성향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는 억압행위다. 일베 방송의 논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방송을 제작하는 제작자의 지위를 이용해 은밀하게 강요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누구도 이들에게 그런 권리는 주지 않았다. 제작자들은 언론, 혹은 방송이라는 매체에서 건전하게 뉴스와 콘텐츠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입장에서 자신의 직업 윤리의식을 확고하게 가져야 한다. 자신의 성향을 널리 알리고 싶다면 요즘에는 개인 방송이라는 좋은 매체가 있지 않은가. 


그렇게 당당하게 하지도 못 할 거면서 왜 비겁하게 몰래 껴 넣으면서 다수의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인가. 이는 국민의 자유를 해하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므로 방송국은 철저한 검수 및 감독을 통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에 또 조심을 해야 할 것이고 해당 문제를 발생시킨 당사자에게는 강력한 처벌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워줘야 할 것이다.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일베 방송사고. 이제는 ‘모르고 사용했다’는 말을 믿어줄 사람은 없다. 방송국과 제작진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여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