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연선]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급하다고 전원을 그냥 차단시키거나 정상적인 컴퓨터 종료를 하지 못하고 전원을 길게 눌러 꺼버리는 경우가 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늘 컴퓨터를 끌 때는 전원 – 종료 버튼을 누르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하는데 왜 그런 것일까?
우선 컴퓨터를 그냥 끈다는 의미는 전원을 강제로 끊어버린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은 주로 하드디스크이다.
하드디스크는 매우 예민한 ‘물리적’장치라 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 안에는 자성물질로 덮여있는 플래터가 있고 그 위에 암(arm)에는 플래터의 데이터를 읽는 바늘인 헤드(Head)가 장치되어 있어 이를 플래터 표면에 접근시켜 데이터를 읽거나 쓰게 된다.
윈도우를 정상적으로 종료하게 되면 이 암이 플래터를 손상시키지 않을 위치로 이동을 하고 내려앉게 되어 있다. 하지만 갑자기 전원을 차단하게 되면 암이 떠 있던 상태에서 그대로 내려 앉아 플래터에 상처를 줄 수 있다. 플래터에 상처가 나게 되면 그 자리에 있던 데이터들이 손실되거나 그 부분만큼 하드디스크를 쓸 수 없는 부분, 배드섹터(Badsector)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때문에 잦은 빈도로 전원을 차단하거나 하드디스크가 빠른 속도로 돌고 있을 때 전원을 차단하게 되면 그만큼 플래터가 손상이 잦아져 결국 컴퓨터가 제대로 된 기능을 못하게 고장이 나는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SSD 등 플래터가 도는 물리적인 방식이 아닌 저장매체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아직까지 가장 많이 쓰이는 저장매체가 하드디스크인 만큼 잦은 전원 차단은 고장의 주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컴퓨터의 전원을 바로 차단하게 되면 컴퓨터가 부팅을 할 때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컴퓨터를 종료하는 행위는 단순한 전원 차단의 의미가 아니라 컴퓨터를 ‘정리’하는 절차이다. 이 때 컴퓨터는 다양한 설정이나 변경점 등을 저장하게 되는데 컴퓨터가 바로 꺼지게 되면 이 절차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므로 다시 부팅을 했을 때 흩어져 있는 이 데이터들을 찾기 위해 더 많이 하드가 돌아가게 되므로 시간과 부하가 걸리게 된다.
컴퓨터 종료는 그냥 끌 때보다 시간이 걸려 지루할 수 있겠지만 다음에 컴퓨터를 켰을 때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보장하는 절차라 할 수 있다. 컴퓨터를 좀 더 오래 잘 쓰기 위해서는 멀티탭을 끄거나 전원버튼을 오래 눌러 끄기 보다는 반드시 전원 버튼을 눌러 컴퓨터가 잘 꺼졌는지를 확인하는 습관을 잘 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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