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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마디

[따말] 차였어도 괜찮아, 그래도 그 순간에 말하지 않았다면 전해지지 못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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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 디자인 이정선 pro] 따말은 따뜻한 말 한 마디의 줄임말로 명사들의 명언, 드라마와 영화 속 명대사 등을 통해 여러분에게 힘이 되고 감성을 심어주는 시선뉴스의 감성 콘텐츠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낸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은 어떨까요? 시선뉴스는 우리 모두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타이밍. 주변의 상황을 보아 좋은 시기를 결정함. 또는 그 시기. 사전적 정의로는 적당한 시기를 의미합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살면서 타이밍 때문에 울고 웃는 일이 많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고백하는 설렘 가득한 타이밍,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하는 슬픈 타이밍, 성공을 위한 적절한 타이밍, 그리고 사과를 전해야하는 타이밍 등 다양한 상황 속에 무수한 타이밍들이 있죠.
 
여러분은 타이밍을 잘 잡는 편이신가요? 저는 간절했던 순간들에 타이밍이 좋지 못해 아쉬웠던 경험이 많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저의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고를 다녔던 저는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남자사람 친구가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친구처럼 지냈는데 서로 다른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떨어지게 됐죠. 특히나 외고를 다녔던 그 친구는 휴대전화 연락이 자유롭지 못했고 종종 오는 연락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며 지내고 있었죠.
 
그렇게 방학이 찾아오고 이런 저런 이유로 저랑 그 친구는 자주 만나면서 알게 모르게 정이 들어갔습니다. 마치 드라마 ‘쌈, 마이웨이’ 속 주인공들처럼 때론 친구였다가 때론 연인이었다가 퐁당 퐁당 그 사이를 애매하게 넘나들었죠.
 
그러던 중 한참 싸이월드가 유행했던 당시. 그 친구의 싸이월드 사진첩에 자주 등장하는 여자 친구가 있는 것입니다. 여성의 촉은 무섭죠. 멜랑꼴리한 관계일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저는 알게 모르게 긴장하고 있었죠. 그러다 문득! ‘고백 할 타이밍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그 친구 집 앞에서 굉장히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을 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게 됐죠! 얏호! 제 인생 최초의 고백이 이뤄지는 날이었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이었음을 만끽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막상 사귀게 됐지만 워낙 떨어져 있던 탓에 제대로 된 데이트는 물론, 연락도 자주 하지 못했지만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슬픈 예감은 왜 틀리지 않을까요? 하루에 1통씩은 왔던 전화가 삼일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그러더니 연락이 잘 되지 않는 것입니다.
 
불안함 반, 걱정스러운 마음 반으로 싸이월드 홈페이지를 통해 연락을 하려던 찰나 의문의 댓글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엇인가 축하한다는 댓글을 본 후 파도타기를 시연! (이래서 SNS는 무섭습니다....) 제가 멜랑꼴리하다고 생각했던 그 여자 친구와 사귀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귄 날짜도 계산해보니 제가 고백한 날짜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귀게 된 것도 알게 되어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죠.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나중에 연락이 돼 들었던 해명으로는 학교에서 자주 마주치는 그 친구와 저 사이에서 굉장한 고민을 했고 그렇게 고민하던 사이 자신은 학교에서 그 친구와 만나는 사이가 되어있었다. 미리 말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용기가 나질 않았다. 이렇게 기억이 납니다. 어린 시절이기도 했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명확하지 않을 때가 분명 있기 마련이라고 이해했습니다.
 
당시에는 친구로서의 믿음도 배신당한 것 같아 너무너무 화가나 그 친구라면 알 수 있는 글들을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잔뜩 써놓고 지우기도 했지만... 이제는 귀여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첫 고백의 실패 때문이었는지 이후로는 딱히 먼저 고백하고 싶을 정도의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첫 사랑의 저주가 걸린걸까?’ 라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들이 있고, 똑같은 말도 다른 순간에는 다른 말이 되고 만다.” - 박주영 <백수생활백서>
 
제 첫사랑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들었지만 사실 ‘왜 이렇게 나는 타이밍이 좋지 못할까?’ 라고 생각하며 원망하던 시간들이 많습니다. ‘괜한 말을 했다. 더 참아볼 걸...’ 이랬던 적도 많았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때 아니면 하지 못할 말들, 그때 전하지 못했으면 지금도 전하지 못할 마음들이 많았습니다. 서운함의 마음도, 사과의 마음도, 나의 진심을 전할 마음도 말입니다.
 
다만 지금도 아쉬운 것은 ‘타이밍이 조금만 좋아서 50%로 전해진 내 마음이 80% 이상 전달 되었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은 자꾸 듭니다. 그래도 결론은 설사 타이밍이 조금 아쉽더라도 꼭 전해야 할 말이 있다면 용기 있게 전해봅시다!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언제 올지 모르고, 또 생각보다 의외에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오늘은 그런 날~ 타이밍을 찾지 못했던 말들을 전해보는 날!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들이 있고, 똑같은 말도 다른 순간에는 다른 말이 되고 만다.” - 박주영 <백수생활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