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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교양

일본인이 민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 '메이와쿠 의식' [지식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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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람 대부분은 그들의 양보, 친절, 질서 등 시민의식에 있어 많은 칭찬을 한다. 이러한 일본인들의 생활 모습은 그들의 본능처럼 몸에 밴 습관에서부터 기인하고 있어 눈여겨볼 만한데, 이런 일본인 특유의 의식을 두고 '메이와쿠(迷惑) 의식'이라 부른다.

메이와쿠 의식에서 '메이와쿠(迷惑)'란 '민폐, 폐'라는 뜻의 일본어로 표면적으로 '민폐 의식'으로 해석된다. 속 뜻을 살펴보면 '남에게 절대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라는 의식으로 일본은 어려서부터 의도적으로 또는 은연중 이 메이와쿠 의식을 습득하게 되는 가정환경과 교육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어일문학과 교수 등 많은 일본 전문가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다양한 실습을 통해 공중도덕의식을 어린이에게 가르친다. 이렇게 반복되는 '민폐 금지' 의식 함양 과정을 통해 메이와쿠 의식이 어느덧 하나의 의식처럼 몸에 배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인은 가정교육에 있어 자녀들에게 수시로 하는 말이 "히토니 메이와쿠오 카케루나" 즉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아라"라고 한다.

이 같은 일본인들의 메이와쿠 의식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부딪히거나 작은 실수만 해도 '스미마셍(미안합니다)'을 습관적으로 내뱉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전화통화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도 메이와쿠 의식 때문이다.

이 같은 일본인들의 메이와쿠 의식은 교통 문화에서도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는 실제 일본 여행 시 잘 느낄 수 있던 부분으로 신호가 없는 건널목에 서있으면 한 명일지라도 주행 중이던 차가 스스로 정차해 '건너라'고 양보의 수신호를 보내고, 운전 중 좁은 골목길에서 상대 차량을 마주하게 되면 서로 먼저 가라고 수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특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일본의 메이와쿠 의식은 여실히 증명되었고 다수의 언론이 이를 특집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일본과 벨기에 전 당시 일본이 2대 3으로 패한 경기에서 경기 직후 슬픔에 사로잡힌 얼굴을 하면서도 저마다 파란색 비닐봉지를 들고 객석에 버려진 쓰레기를 하나하나 주우는 장면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킨 것. 그 외 잘못을 저지를 대기업 총수가 언론에 나서 무릎을 꿇고 눈물 흘리며 사죄하는 모습 등도 대표적인 일본인의 메이와쿠 의식 예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이러한 메이와쿠 의식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하는 시각도 있다. 일본은 어려서부터 워낙 '메이와쿠 의식'을 강조 받다 보니 행동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기분과 주장을 드러내는 것마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으로 여기는 성격으로 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드믈 수 있다는 측면이다. 그래서 일본인을 둘러싸고 '속 마음을 감춘다'라는 식의 편견을 가진 사람도 존재하기까지 한다.

일본인의 관습처럼 자리 잡은 '메이와쿠 의식'. 이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지언정 이는 명백히 높은 시민의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좋은 면은 우리 사회에도 도입하는 것을 바라는 목소리는 높다. 특히 휴가철, 축제, 교통질서 등 다양한 곳에서 일부 꼴불견의 행태가 끊임없이 불거지는 우리 사회의 양상을 일본의 그것에 비춰 한번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