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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교양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 ‘샤덴프로이데’ [지식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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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정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타인의 성공 또는 행복에 반비례하는 자신의 질투를 표현한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질투를 느끼던 사촌의 땅이 사실은 아무 쓸모 없는 땅으로 밝혀져 돈을 날렸다고 가정해 보자. 질투는 곧 “쌤통”이나 “고소하다”는 느낌으로 변할 것이다. 사촌은 당신에게 아무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처럼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을 ‘샤덴프로이데(독일어: Schadenfreude)’라 한다. 이 단어는 손실이나 고통을 의미하는 “schaden”과 환희와 기쁨을 나타내는 “freud”가 합성된 단어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존감이 낮을수록 잘 나가는 사람에 대한 샤덴프로이데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은 자신의 자존감이 낮아지면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는데 이때 남의 불행을 보면 샤덴프로이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하버드의 미나 시카라 심리학과 교수가 진행했던 연구도 같은 결과였다. 사람들은 자신이 부러워하는 대상이 5달러를 주웠다는 좋은 소식 보다 지나가던 택시로 인해 튄 물에 젖었다는 나쁜 소식에 더 활짝 웃었다. 

또한 영국 리즈 대학과 요크 대학의 경제학자 피터 하울리와 세라 나이트는 실업 연구를 통해 샤덴프로이데를 연구하였다. 이 연구 결과 취업자들은 주변에 실업자들이 많을수록 행복도가 낮아지는데 비하여 실업자들은 주변에 같은 실업자가 늘어날수록 행복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들의 열등감이 타인의 실업에 대한 불행에 기쁨을 느낀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다카하시 히데히코 의학대학원 교수팀은 샤덴프로이데에 대한 뇌의 반응을 알아보기로 하였다. 연구 결과 실험자들은 자신과 비교되는 사람의 잘 나가는 이야기를 들을 때 ‘고통’을 느끼고 그 대상이 불행에 처할 때 ‘기쁨’을 느끼는 뇌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여러 실험 결과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높을수록, 사람들과의 교류가 많아 열등감이 생길 가능성이 높을수록 샤덴프로이데를 느끼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마무리된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 독일을 격침시키자 독일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영국의 국민들과 언론들은 독일의 불행에 엄청나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샤덴프로이데가 폭발한 것이다. 또 대중들이 각종 언론에서 노출되는 정치인이나 재계인, 연예인 등 유명인의 몰락을 지켜보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 역시 샤덴프로이데의 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질투심과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샤덴프로이데를 느낀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다. 이는 지극히 정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감정에 계속 둘러싸여 사는 것은 남의 불행만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므로 자기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타인의 행복에 축복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 샤덴프로이데라는 감정이 크게 나타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