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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카드뉴스] 내가 스스로 태우는 간지럼은 왜 간지럽지 않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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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최지민] 어릴 적 친구들과 장난으로 간지럼 태우기 놀이 한 기억, 아마 한 번쯤있을 것이다. 그중에는 간지럼을 매우 잘 참는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간지럼은 참기 어려운 것들 중 하나다.

이처럼 참기 어려운 간지럼, 그런데 내가 스스로 간지럼 태울 때는 왜 간지럽지 않을까? 지금부터 간지럼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보자. 

우선 간지럼에 대해 알아보자. 사실 간지럼은 서로의 친밀도를 높이는 순기능 작용을 한다. 우리가 쉽게 간지럼을 느끼는 부위는 쉽게 말하면 약점들이다. 이 약점을 간지럽히는 것을 허용하면서 상대와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간지럼은 동시에 방어 능력을 키우는 역할도 한다. 부모가 어린아이를 간지럽히면, 애정의 표현인 동시에 한편으로 아이는 자신의 취약점이 노출되고 이를 건드렸을 시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을 학습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스스로 간지럼을 태우면, 간지럽지 않은 걸까? 간지럼에 관해서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도 무척이나 궁금해했다. 그중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문제에 대해 깊은 연구 끝에 ‘간지럼 태울 것을 미리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훗날 1998년, 영국 런던대학교(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사라-제인 블랙모어(Sarah-Jayne Blackmore)교수는 남이 간지럽힐 때와 스스로 간지럽힐 때의 뇌 반응을 비교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두 경우에서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소뇌에 있었다. 

실험을 통해, 예측하지 못 한 방법으로 간지럽혔을 때는 우측 전방 소뇌피질 부분이 가장 활성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대로 예상 가능할 때는 우측 전방 소뇌피질이 덜 활성화되었다.

즉, 어떻게 간지럽힐지 알고 있을 때와 예상하지 못했을 때의 반응에 차이가 있었다. 사라-제인 교수는 이 결과를 토대로 ‘간지럼을 태우는 것과 그 방법을 알고 있을 때 간지럼을 덜 탄다’는 결론은 도출해 냈다.

그리고 2016년 프랑스 릴대학 연구팀은 조현병 즉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특이하게도 스스로 간지럼을 탄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해 냈다. 그 이유는 그들이 느낀 간지럼이 자신이 한 건지 남이 한 건지 분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간지럼 대상과 방법의 인지 유무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확실해진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간지럼은 과하게 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대 로마에서는 도둑질을 하거나 남에게 상해를 입힌 자에게 간지럼과 관련한 특이한 벌을 줬다고 한다. 

죄수의 몸을 나무에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발을 소금물에 담가 염분이 살에 배도록 한다. 이후 염소에게 발을 핥게 하면, 죄수는 간지럼에 심하게 웃다가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사망했다고 한다.

간지럼이 때로는 장난이지만 심하면 큰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염소가 어디를 어떻게 간지럽히는지 정확히 알았다면 이런 형벌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천차만별인 간지럼의 비밀. 인체는 정말로 신비하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