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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인터뷰360] 동물들의 엄마 박혜미 사육사, 사육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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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조재휘 수습기자] 동물과 자연 보전의 의미를 되새기고 몸과 마음의 여유를 제공하는 동물원. 이처럼 관람객들이 편하고 재밌게 관람할 수 있는 이유는 동물들을 관리하는 사육사들의 노고 덕분이다. 사육사들은 어떻게 동물들을 관리하고 있을까?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사육사의 길을 걷고 있는 박혜미 사육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PART1. 일반 관람객들은 잘 모르는 ‘사육사의 일’

박혜미 사육사[사진/서울대공원 제공]

-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공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육사 박혜미입니다. 지금 담당하고 있는 동물관은 제3아프리카관입니다. 이곳은 서울동물원에서 유일한 곳인 맹수인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함께 관리되고 있는 곳인데요. 아프리카 초원을 누비는 다양한 동물들을 눈앞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육식동물 중에는 사자와 치타, 하이에나를 담당하고 있고, 초식동물은 일런드랑 세이블 앤틸로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 동물을 위해 계절에 따라 특별한 먹이를 제공하나요?

동물마다 다른데요, 저희 동물 중에 맹수들은 여름에 상당히 더워하거든요. 그래서 무더운 한여름에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서 얼음을 주로 주고 있는데요. 닭고기나 소고기를 얼려서 얼음고기를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살벌하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피얼음을 만들어서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초식동물에게는 여름에 계절과일(수박, 참외, 망고 등)을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만들어 특식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 동물원 내에서 동물들과 잘 지내기 위해 특별히 하는 훈련이 있나요?

대표적으로 긍정강화훈련을 해요. 쉽게 말해 자극과 반응에 따라 그 행동을 더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보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먹이 외에도 동물이 좋아하는 것으로 칭찬이나 쓰다듬기 등의 훈련 방법이 있습니다. 훈련에는 클리커와 휘슬 그리고 타겟 등이 필요한데요. 타겟을 인지시킨 후 타겟을 따라 훈련자의 의도대로 동물이 움직였을 경우 보상을 제공하는겁니다. 원활한 사육관리를 위해 동물원에서 이렇게 긍정적 강화 훈련은 필수인데요. 동물의 치료를 위해서 스스로 발을 주거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게되는 거죠. 

사자의 경우는 매일 입/방사 훈련을 하는데요. 방사장에 있는 사자들을 내실로 불러들이는 말 그대로 원하는 곳으로의 이동을 위하여 하는 훈련입니다. 특정 호각소리를 내고 소리에 반응한 사자들이 들어왔을 때 반드시 먹이보상을 하는 훈련입니다. 이 훈련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지는 훈련은 아니죠. 이런 훈련들로 2016년 두바이시립동물원과의 동물교환당시 9마리의 사자들을 마취 없이도 무사히 이동장으로 안전하게 이동시켜 동물교환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 아무래도 야생의 본능이 남아 있는 동물들인데, 그런 부분에 대한 배려도 이뤄지나요?

동물원에는 동물들이 한정된 공간에 갇혀 살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야생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경험할 수가 없는데 그런 것들을 동물원 안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게끔 저희들이 환경을 제공해 줍니다. 그게 물리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어요. 냄새나 소리 등의 변화를 주기도 하죠. 이런 훈련을 풍부화라고 하는데, 풍부화에도 종류가 많아요. 먹이 풍부화도 있고요. 환경 풍부화, 인지 풍부화, 감각 풍부화 등 여러 가지 풍부화가 있습니다. 

- 풍부화에 대해 쉽고 자세히 알려주세요.

저희 같은 경우 풍부화를 위해 주로 양털이랑 타조 알 같은 것들을 자주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 야생에서라면 하이에나는 야생에서 돌아다니면서 타조가 모래 속에 숨겨놓은 알을 몰래 찾아서 먹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동물원에서는 타조가 알을 낳으면 무정란들 즉, 부화가 되지 않는 알들을 가지고 와서 똑같이 흙에다 파묻어줍니다. 그래서 야생처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거에요. 동물들이 야생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하게끔 유발해주는 이것이 행동 풍부화입니다. 동물원에서 풍부화는 빠질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죠.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 일반 시민들이 사육사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은?

사실 사육사라고 하면 일반 시민들은 TV에서 보이는 모습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방송에서는 새끼 동물들 우유 먹이고 하는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 것은 극히 일부분이고요. 이런 아주 단편적인 이미지가 자주 노출되면서 사육사를 꿈꾸시는 분들도 많이 있죠. 매체에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닌 생각보다 더 힘든 직업이에요. 사육사의 업무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동물을 관리하는 것 외에도 동물의 서식환경을 조성하는 일과 시설관리에도 신경을 항상 곤두세우고 있죠.

아무래도 살아있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돌발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항상 변수가 존재하거든요. 그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순발력과 위기를 대처할 수 있는 역량도 필요한 직업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을 일반 시민들은 잘 모르시죠. 


하루 종일 육식/초식동물들과 함께 지내며 힘들 법도 하지만 전혀 힘든 기색 하나 없는 박혜미 사육사. 그저 동물이 좋아 시작하게 되었다는 사육사의 일은 그러나 쉽고 편한 일만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사육사의 어떤 매력에 사료가 된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육사가 될 수 있을까? 다음 시간에는 사육사가 되기 위한 준비와 사육사의 일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