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안 줬다고 할머니 폭행한 20대 징역...할머니는 법원에 선처 호소 [시선톡]

[시선뉴스 이호] 철없는 손자가 용돈을 안 줬다고 자신을 폭행해도 할머니는 법원에 선처를 구했다. 

지난해 11월 6일 오후 4시 50분께 A(23) 씨는 인천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친할머니인 B(75)씨를 발로 수차례 걷어찼다. 

B 씨는 이 폭행으로 인해 바닥에 넘어지며 탁자에 부딪혀 팔 등이 부러지는 전치 9주의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도대체 왜 이런 천인공노할 행동을 한 것일까. 

경찰 조사결과 A 씨는 B 씨가 용돈 10만원을 주지 않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작 10만원에 친할머니의 팔을 부러뜨린 것이다. A 씨의 폭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2차례폭력 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고 2016년에는 부친을 폭행하여 가정 보호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에 27일 인천지법 형사5단독 장성욱 판사는 존속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장 판사는 “피고인의 범행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상해 정도 등을 보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사건 이후 피해자와 떨어져 살며 재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피해자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등은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존속상해는 일반적인 상해 사건보다 중한 처벌을 받는다. 그만큼 패륜이라는 행위는 죄질이 매우 나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A 씨의 할머니는 A 씨가 자신의 팔을 부러뜨렸음에도 불구하고 A 씨를 끝까지 감쌌다. B 씨는 재판 과정에서 "손자가 어렸을 때 머리를 다친 이후 가끔 이상한 행동을 한다. 처벌보다는 치료가 필요하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이다. 

23세이면 성인이다. 할머니에게 손을 벌릴 나이는 지났다는 의미다. 자신이 돈을 벌어서 용돈을 드려도 모자란 상황에서 철없이 용돈을 달라고 했고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자 폭력을 행사했다. 그런 와중에 B 씨는 자신의 손주에게 돈을 못 주는 마음이 또 어땠을까. 이런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고 패륜행위를 한 A 씨. A 씨의 행위는 모든 사람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피해자인 B 씨는 손주의 미래가 걱정이 되어 선처를 호소했다.  

 

A 씨에게 현재 가장 만만한 사람은 가족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는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때는 가족이라는 보호막도 없을뿐더러 사회적인 피해는 더욱 심각해진다. 

A 씨가 B 씨의 마음을 이제라도 헤아린다면, 머리를 다쳐 정신에 문제가 생긴 것이든 심리적인 것이든 자신에게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그 은혜의 100분의 1이라도 갚는 것이 아닐까.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A 씨를 기다리는 것은 암울한 미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