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연선] 최근 많은 매체에서의 노출과 먹방의 인기, 요식업의 부흥으로 인해 요리사는 초·중학생들의 희망직업 순위의 상위에 꾸준하게 랭크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요리사, 특히 양식 계통의 요리사들의 복장은 하얀 요리복에 요상하게 생긴 높은 모자로 통일되어 있다. 요리복은 위생을 위해 하얀색이라 쳐도 높이 솟은 모자는 그냥 봐도 불편해 보이는데 왜 이것을 쓰고 있는 것일까?
요리사들이 쓰는 모자는 ‘토그 브란슈’라는 이름의 모자이다. 이 모자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먼저 프랑스의 천재 요리사인 ‘앙토넹 카렘’이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그는 주로 프랑스 고관대작이나 영국, 러시아 등 외국 귀빈의 요리를 담당했는데 어느 날 한 손님이 길고 높은 하얀 모자를 쓰고 그의 식당을 방문하자 그 모습이 멋있다고 여겨 요리를 할 때면 그 모자를 썼다고 한다.패션의 나라인 프랑스답게 요리사의 정점에 있던 카렘의 이 패션은 다른 요리사들에게 자극을 줬고 유행처럼 퍼져나가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두 번째 설은 영국의 헨리 8세가 음식을 먹고 있는데 수프에서 왕실 요리사의 머리카락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에 화가 난 헨리 8세는 그 요리사를 사형시키고 머리카락이 요리에 들어가지 않게 모자를 쓰게 하였다. 하지만 주방은 요리를 하기 위한 불로 인해 온도가 굉장히 높았는데 안 그래도 더운 상태에서 모자까지 쓰려니 매우 고통스러웠다. 이에 통풍이 잘 될 수 있는 모자를 고안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탄생한 것이 바로 토그 브란슈였던 것이다. 이 획기적인 모자로 인해 요리사들은 위생도 잡고 더위도 한풀 잡아 수월하게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8세기 초 루이 18세와 나폴레옹의 외무상인 타레란이 요리사들이 요리를 하면서 머리카락이나 각질이 요리에 떨어지지 않도록 고안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처럼 탄생에 있어서 다양한 설들이 있지만 일단은 ‘위생’을 중요시해서 탄생했다는 얘기가 타당해 보인다.
그리고 토그 브란슈에는 한 가지 기능이 더 있다. 바로 주방의 서열을 알려주는 기능이다. 주방은 불이나 칼 등 자칫 정신을 놓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것들이 산재해 있는 장소이다 보니 위계질서가 매우 엄격하다. 따라서 각자의 지위를 나타낼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고 이것이 바로 토그 브란슈로 표현이 된 것이다.
따라서 토그 브란슈가 높이가 높을수록 주방에서의 지위는 더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자신의 지위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토그 브란슈를 극단적으로 높여 천장에 닿는 경우도 종종 보였다. 하지만 이는 이동과 활동에 매우 불편함을 주고 보기에 따라서는 매우 우스꽝스러울 수 있어 실용성을 추구하는 최근에는 목에 매는 머플러로 대체해 땀을 닦고 색으로 지위를 구분하기도 한다.
요리사를 상징하는 토그 브란슈. 요리사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토그 브란슈를 쓰고 요리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그 겉모습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토그 브란슈를 쓰는 이유와 유래도 알게 된다면 요리사가 추구하는 것에 대해 좀 더 깊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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