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안전사고는 사고가 아니라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항상 예상되는 결과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가 발생한다.
지난 16일 오후 7시쯤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1층에서 42세 여성인 A씨가 승강기에 타자마자 문이 닫히더니 작동을 멈췄다. 이에 놀란 A씨는 승강기 내의 비상벨을 눌러 관리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약 8분 후 도착한 것은 기대했던 119구조대가 아닌 아파트 보안요원이었다. 이에 A씨는 직접 119에 직접 신고를 했고 출동한 구조대는 장비를 동원해 승강기의 문을 강제로 열려는 시도를 했다.
그러자 아파트 관리소장이 승강기가 파손된다며 수리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을 요구하며 구조를 막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오후 7시 43분쯤 A씨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남편이 119구조대에 강제로 개방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야 3분만에 구출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갇히게 되면 이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폐쇄공포증을 앓고 있는 현빈/SBS 드라마 시크릿가든)
승강기에 갇힌 후 약 45분 만에 구조된 A씨는 실신한 상태로 구조되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A씨의 남편은 이날 오후 7시 55분께 아내가 승강기에 갇혔는데 관리소장이 강제개방을 못하게 막았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최근에 설치되고 있는 승강기들은 다중의 안전장치들이 적용되어 웬만한 비상사태가 발생해도 안전하게 버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기의 관점에서 봤을 때 안심이 되는 것이지 안에 타고 있는 사람까지 안심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아니다.
승강기는 고층을 오가는 기계이고 문이 닫히면 완벽하게 갇히는 폐쇄적인 장소여서 고장이 나게 되면 승객은 엄청난 공포심에 휩싸일 수 있다. 이는 매우 강력한 기억으로 남아 추후 트라우마로 남을 수 가 있는데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트라우마의 원인이 되기 전에 상황이 해결됐어야 했다.
하지만 고장 난 승강기에서의 45분은 매우 긴 시간이며 A씨는 시간을 내내 공포로 떨고 있어야 했다. 거기에 밖에 구조대가 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구조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자신이 구조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생겨나게 된다. 정신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승강기의 문이 망가질지언정 우선 사람부터 안전한 시간에 구했어야 했다. 이를 무시하다가 발생하는 것이 바로 안전사고이다. 안전사고는 결코 대단한 이유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사건처럼 사소한 것에 가치를 두었다가 정말 중요한 것을 무시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약간의 금액을 아끼기 위해 규격에 맞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거나 약간의 귀찮음 때문에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큰 참사로 이어진다. 이번 사건도 A씨가 실신을 했다가 호흡이라도 정지됐다면 A씨와 A씨 가족에게도, 관리소장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될 뻔했다. 조금이라도 위험한 상황이 온다면 자신의 가족이 그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라. 그러면 소홀함이 좀 덜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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