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에서는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이곳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하 박정희 동상) 기증식이 열렸는데, 기증식 시작 전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단체가 충돌한 것이다.
박정희 동상을 기증한 곳은 동상건립추진모임. 이 단체는 박 전 대통령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높이 4.2m 동상을 기념관 중앙에 세우겠다며 기증서를 기념관 측에 전달했다. (사실 그들은 이미 동상을 만들어 준비했다)
당시 경찰의 제지로 다행히 몸싸움은 막았지만 “친일파”, “빨갱이” 등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욕설이 난무했다. 그리고 기념도서관 계단 위에는 박 전 대통령을 찬성하는 측이, 계단 아래에는 박정희 동상 설립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각각 자리를 잡고 대치했다. 또한 2명이 폭행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 같은 양측의 열띤 대립 원인은 바로 박정희 동상 건립을 두고 벌어졌다.
이처럼 찬/반 양상이 극명하게 갈리지만 현재 박정희 동상은 이미 만들어진 상태로 서울시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14일 “재단이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관리하는 주관부서에 동상 건립인가를 신청하면 타당성 검토와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박정희 동상처럼 이미 완성된 동상이 심의 안건으로 상정된 적은 이번이 최초다. 완성된 동상이라고 해서 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지만 심의 결과 수정이 필요하다면 동상을 그에 맞게 고쳐야 한다. 그리고 동상을 고칠 수 없다면 시유지에 설치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서울시의 최종 선택과 별개로 박정희 동상은 한동안 뜨거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찬성하는 측은 “박정희는 대한민국 호국과 발전에 위대한 업적 남긴 지도자들”이라며 “이들을 동상으로 남겨 그 정신을 애국 시민들과 함께 기록하고 싶다”고 호소한다.
반대로 “잘 한 것은 분명 있지만 그의 독재를 미화할 순 없다”, “동상을 세울 정도로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등의 반대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라 건립이 결정 되도 되지 않아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도 눈길을 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5일 성인 51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에 '반대한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66.5%로 나타났다. 그리고 동상 건립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0.1%였다. 3명 중 2명은 박정희 동상 건립에 반대한다는 것.
박정희 동상,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야 마땅한 걸까? 아니면 독제 미화임으로 그래서는 안 되는 걸까? 논란이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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