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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레시피] 영화 <1987> 장준환 감독의 기상천외한 데뷔작, 영화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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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김병용]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2003년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로 불립니다.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실미도>, <장화, 홍련>,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다룬 영화들이 흥행하며 대한민국 영화계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영화들 중 늦게서야 화제가 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현재 <1987>로 유명한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입니다. <지구를 지켜라>는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현재까지 마니아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도대체 무슨 영화이길래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것일까요.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소개합니다.

[사진_영화 '지구를 지켜라' 스틸컷]


<영화정보>  

지구를 지켜라(Save The Green Planet!, 2003) 

SF, 스릴러 // 2003.04.04. // 117분 // 한국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 장준환

배우 - 신하균, 백윤식, 황정민, 이재용, 이주현, 기주봉

[사진_영화 '지구를 지켜라' 스틸컷]

<기상천외한 범우주 납치극>

이 세상의 모든 부조리와 인간의 불행은 외계인의 소행이라고 믿는 병구(신하균). 병구는 개기월식까지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지 못하면 지구에 재앙이 찾아온다고 믿는다. 그리고는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확신하는 경찰청장의 사위이자 화학업체 사장인 강만식(백윤식)을 납치하게 된다.

영문도 모른 채 병구에게 납치당한 만식은 때밀이로 벗겨진 발등에 물파스를 바르는 등의 기발한 방법으로 고문을 당하며 진실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는 만식은 돈이라면 얼마든 줄 테니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만, 병구는 더욱 잔인한 방법으로 고문을 자행하며 오직 진실만을 요구한다.

[사진_영화 '지구를 지켜라' 스틸컷]

인간이라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고문 속에서도 살아남은 만식은 병구가 외출한 틈을 타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다 병구의 일기를 발견하게 되고 이를 통해 병구의 실체를 알게 된다. 병구는 바로 만식의 화학 공장 화재로 인해 죽은 여자와 중태에 빠진 여자의 남자친구이자 아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만식 이전에도 외계인이라는 이유로 병구에게 납치당해 고문을 당한 끝에 사망한 사람이 여럿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만식은 병구에게 붙잡혀 탈출에 실패하게 되고, 살기 위한 거짓말을 시작한다. 병구가 수집한 외계인 자료를 토대로 그럴듯한 이야기를 꾸며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써 진실을 알고 싶은 병구와 살기 위한 만식의 심리전이 시작되게 된다.

[사진_영화 '지구를 지켜라' 스틸컷]

한편, 만식의 납치 현장을 조사하던 추 형사(이재용)는 이 사건이 자신이 수사하던 일련의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확신한다. 그리고 조사 끝에 병구의 집까지 다다른 추 형사. 추 형사의 방문으로 사건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병구가 걱정하는 개기월식은 다가오기만 하는데... 

과연 병구의 말대로 갖은 고문 속에서도 살아남은 만식은 정말 외계인인 걸까, 아니면 병구는 단순히 정신 이상자의 과대망상자인 것일까. 

<하고 싶은 이야기>  

- 한국영화에서 드문 소재의 웰메이드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외계인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소재를 뒷받침하는 장준환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과 영화를 보고 나면 마치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과 같은 결말은 15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사회 비판적이면서 다소 잔인할 수도 있는지라 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주의를 필요로 하겠습니다.   

[사진_영화 '지구를 지켜라' 스틸컷]

-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이색 열연

<지구를 지켜라>가 많은 사람으로부터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배우들의 열연입니다. 천재인지 정신 이상자인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 ‘병구’를 완벽히 소화한 배우 신하균과 단순한 납치 고문의 피해자인지 정말로 외계인인지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강만식’을 연기한 배우 백윤식은 이 영화를 통해 완벽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이들의 연기를 통해 관객은 긴장감 속에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사진_영화 '지구를 지켜라' 스틸컷]


<지구를 지켜라>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기상천외’입니다. 이는 현대사의 비극을 깊이 있게 다룬 장준환 감독의 최신작인 영화 <1987>과 비교하면 재밌는 점이기도 하죠. 신인 감독의 패기와 한국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소재의 잘 만들어진 영화가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