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최지민] 석가모니를 교조로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며 수행하는 종교인 불교. 불교는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해진 후, 372년(소수림왕 2년) 전진의 3대 왕 부견이 순도를 시켜 불상과 불경을 고구려에 전하면서 우리나라에 처음 전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불교는 우리나라의 흥망성쇠를 함께하며 우리 생활 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그리고 그 기간만큼 불교 용어 또한 현재 우리의 삶 속 깊숙이 들어왔다. 예상치 못한 우리 삶 속의 불교 용어를 알아보자.
첫 번째 불교 용어, ‘이판사판(理判事判)’이다. 이판사판은 한자말 이판(理判)과 사판(事判)이 합쳐진 말이다. 이판승이란 수행에 전념하는 승려, 사판승이란 절 업무를 보는 승려를 의미한다.
조선시대 억불정책으로 인해 불교의 입지는 최악의 상태가 되고, 승려는 최하 계층의 신분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자연히 승려가 된다는 것은 인생의 막다른 선택으로 해석되면서 이판과 사판을 합친 ‘이판사판’은 ‘막다른 궁지’나 ‘끝장’을 의미하는 말로 전이되었다.
떠들썩하고 시끄러운 모습을 의미하는 ‘야단법석(野壇法席)’도 불교 용어이다. ‘야단(野壇)’이란 ‘야외에 세운 단’이란 뜻이고, ‘법석(法席)’은 ‘불법을 펴는 자리’라는 뜻으로 ‘야외에 자리를 마련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라는 뜻이다. 이후 야단법석은 법당이 좁아 많은 사람을 전부 수용할 수 없어 야외에 단을 펼 정도로 시끌벅적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 되었다.
일은 안 하고 빈둥대는 사람이나 불량배를 의미하는 ‘건달’도 불교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건달은 음악의 신이자 거리의 악사 겸 광대인 상상의 존재 ‘간다르바’에서 유래됐다. 음악을 사랑하는 간다르바가 일은 안 하고 빈둥대는 이미지로 변질되면서 현대의 건달이 되었다.
사건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주인공’도 불교 용어이다. 주인공이라는 단어는 불교에서 득도한 인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주인공이란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참된 자아를 의미한다.
‘살림’도 절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을 의미하는 불교 용어이다. 불교 용어 산림(山林)에서 유래했다. 절에서 살림을 맡은 스님을 원주라 부르고 그 책임을 귀하게 여겼다.
이 외에도 음식을 먹으며 불도를 수행하는 장소를 의미하는 불교 용어 ‘식당’과 인도에서 설법을 강의하던 장소를 의미하는 불교 용어인 ‘강당’ 등의 불교 용어가 있다. 이처럼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많은 것들이 사실은 불교에서 유래된 용어라는 것, 알고 사용하면 더욱 의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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