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인터뷰360] 항공기상청 이재원 청장에게 듣는 ‘공항 기상 측정의 모든 것’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시선뉴스 김태웅] 항공기술의 발달과 대중화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항공기를 이용한 여행이 보편화 되고 있다. 따라서 항공기운항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항의 기상 정보가 여행에 있어서 필수 정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같은 정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항공기상청은 어떤 기관일까? 항공기상청 이재원 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PART 1. 늘어나는 여행객, 항공기상청의 역할과 비전

[출처_시선뉴스 DB]

- 안녕하세요.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반갑습니다. 항공기상청장 이재원입니다. 저는 1981년 대학에 입학해 줄곧 기상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9월에 기상청에 발령을 받아 기상위성 담당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벌써 약 3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기상청 근무 중 6년 반 동안 해외로 기상에 관련된 공부를 다녀온 공백 기간을 제외하면 기상청에서의 실제 근무 시간은 약 25년 정도 됩니다. 

- 기상청과 비교해 항공기상청에서 하는 일을 무엇인가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상청은 육∙해∙공 기상관측과 기상예보를 통해 기상서비스를 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항공기상청은 항공기상업무에만 집중하여 전문적인 정보를 생산 보급하는 기관입니다. 두 가지로 차이점을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고객 측면에서 기상청 고객이 모든 국민이라면 항공기상청 고객은 대국민 포함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는 전문적인 상세 항공기상정보를 요구하는 기관 및 관계자들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면 항공교통을 담당하는 관제 담당자, 항공기 조종사 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생산 재화의 측면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기상청에서 생산하는 정보를 공공재라고 했을 때 항공기상청 정보는 가치재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생수를 예로 들면 식수이용을 위해 우리는 거의 비용이 들지 않게 수돗물을 끓여서 먹거나, 인증된 물인 생수를 비용을 지불하여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렴한 가격의 생수가 있는가 하면 비싼 가격의 생수도 있겠지요. 항공사들은 일반 국민보다 더 자세하고 좋은 정보를 필요로 할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런 상황이 물로 비유한 상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_시선뉴스 DB]

- 항공기상청에서 예보하는 범위가 궁금한데, 어떻게 되나요?

크게 공간적인 관점과 시간적인 관점 두 가지로 나뉩니다. 공간적으로는 하나의 지점인 공항과 남한 지역과 서해, 남해, 동해상까지 포함되는, 우리가 영공이라고 표현하는 비행정보구역으로 나뉩니다. 그래서 공항에서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의 기상을 관측하는 것을 공항예보라고 하죠. 비행정보구역은 비행기가 이동하는 경로에 대한 기상을 관측하는 것으로 모든 항로는 국제민간항공기구에서 그 영역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지정된 하늘길의 기상을 관측하는 것이죠. 

다음으로 시간적인 관점에서 기상청의 예보는 일기예보, 중기예보, 장기예보로 나뉘는데요. 항공기상청의 예보는 30시간 정도의 예보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비행기가 착륙하느냐 마느냐 혹은 악천후 시 회항하느냐 등 이런 결정을 하기 위해서 30시간을 6시간 간격으로 업데이트해서 정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8개의 기상대, 기상실이 있습니다. 김포, 제주, 무안, 울산, 양양, 김해 등이 있는데요. 그중 김해공항은 군 공항인 동시에 민간항공기가 착륙하는 공항으로 6개의 군 공항의 정보를 취합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출처_시선뉴스 DB]

- 항공기상청에서는 어떤 기상정보들을 제공하나요? 

우선 항공기상청의 정보는 국제표준 ISO 인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항공기상예보는 일반적인 기상예보와 조금 다른데요. 세계 민간 항공 기구에서 정한 엄격한 규칙에 따라 인천의 경우 30분 그 외 공항들은 1시간 간격으로 관측하여 ‘정시관측전문’이라는 것을 보냅니다. 그리고 갑자기 상황이 바뀌는 등 특별한 기상이 발생하게 되면 특별관측전문을 보냅니다. 강풍이 불거나, 눈이 많이 내려서 활주로가 얼었을 경우 비행기 착륙이 어려워지는데 이때는 공항 경보, 윈드셜 경보 등을 발표하기도 합니다.

- 이런 항공기상청 정보를 국민들이 어떻게 접할 수 있나요? 

우선 기본적으로 항공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요. 그리고 항공기상과 관련되어 있는 이해당사자들은 또 다른 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웹페이지는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요즘은 모바일을 많이 하기 때무넹 저희 모바일앱으로 기상정보를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항공기상청’ 이라고 검색하시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와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메일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상으로는 대구와 인천지역의 교통관제 센터에서 하루 두 번씩 기상브리핑을 하고 있습니다. 전화상담 및 팩스를 이용해서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_시선뉴스 DB]

- 제2여객터미널이 생기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지난 1월 18일에 제2여객터미널이 개항되었습니다. 그런데 터미널은 신설됐지만, 사실 활주로는 변동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큰 변화는 없었는데, 올해부터 2020년까지 활주로를 확충한다는 인천공항공사의 방침이 있어서 아마도 확충 시기에 맞춰 항공기상청 신규공항 관측 장비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올해 1월에 발표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항공여객 운송실적이 2016년에 이어 2017년 1억 명이 넘었고 5.2%가 늘었습니다. 이동고객 및 물량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항공사고 발생 확률도 높아졌습니다. 때문에 공항 수요자의 위기대응과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기상장비를 확충하고 기상정보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 해외여행객의 증가, 어떤 영향이 있었나요?

사실 컴플레인은 저희보다는 관제 쪽으로 많이 접수됩니다. 저희는 어떻게 보면 공항업무에 있어 서포트가 주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00년 항공기상청이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맞춰 신설됐는데 해외 여행객이 점점 많아지면서 해외에서 외국인이 직접 전화를 해서 한국 공항의 날씨를 문의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직원들이 당황하기도 했지만 영어도 어느 정도 가능해서 잘 대처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외국인의 수요가 많아지다 보니 2007년부터 항공기상청 홈페이지를 한글과 영문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1년에 14만 명 정도가 접속했는데, 2017년 기준으로 약 176만 명이 접속했습니다. 10년 동안 10배가 증가한 거죠. 또 저희가 2013년에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해서 글로벌 홈페이지를 만들었는데 처음에 3천여 명이었던 것이 2017년에 49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의 수요가 높다는 것을 느끼게 됐죠. 

[출처_시선뉴스 DB]

- 수요가 굉장히 높았네요. 앞으로 개선할 계획은?

네, 그만큼 필요한 서비스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때에도 특별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했었는데 역시나 수요가 높았죠. 그래서 앞으로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 출국하는 분들은 현시점의 일기예보와 도착지의 일기예보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것 같고, 또한 입국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영문 홈페이지를 개선하고 간단한 관광지의 일기예보를 알리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연동하여 관광지도 확인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 수익은 주로 어떤 경로로 생기나요?

초반에 말씀드린 가치재를 생산하고 있다는 말 때문에 항공기상청이 수익을 창출하는 기관으로 오해하시는 분도 있는데, 항공기상청은 기상청 소속기관으로서 항공기안정과 경제적인 운항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설치된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수익창출기관은 아닙니다. 물론 책임운영기관 중에서도 국립의료원과 같은 수익기관이 존재하는데요. 다만 항공기상정보는 국민분 아니라 특정 수요자들을 위해서 생산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원가를 회수하는 측면에서 정보사용료 일부를 징수하고 있습니다.

[출처_시선뉴스 DB]

- 그렇다면 ‘항공기상정보 현실화’라는 얘기는 어떤 건가요?

항공사들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항공기상정보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요. UN 산하 기술위원회인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는 항공기상서비스 제공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사용자로부터 회수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또한 2005년 규제장관회의를 통해 항공기상정보 사용료 신설이 인정되었고, 이에 따라 기상법을 개정해서 항공사용료 징수근거를 두고 생산비용의 일부를 회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저희는 사용료의 생산원가 대비 약 7% 수준이며 나머지는 국고로 충당되어 감사원, 국회, 언론으로부터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물론 수익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높은 비용을 거두겠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최초에 너무 낮게 책정되어 현실화를 위해 2016년부터 관계기관인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현재원가의 15% 수준으로 인상하기 위한 고시 개정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거부반응이 상당히 있는 상황인데요.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 항공기상청의 특장점이 있다면?

기상청의 인력은 1300명 정도가 되는데, 저희는 115명 정도입니다. 절반정도가 인천에 있고 절반은 각 지방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적은 인력이지만 일당백의 전문 인력들이 인천을 중심으로 전 민항기 취항 공항에 배치가 되어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엄한 규정으로 인해 항공기상업무는 아무나 할 수가 없습니다. 3년에 한 번씩 구술시험을 통해 역량평가를 하고, 또 공항 내에서는 운전도 안전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6개월에 한 번씩 필기시험을 보고 갱신을 해야 가능합니다. 저도 지난 4월 갱신해서 10월까지로 갱신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이 영어를 잘합니다. 아무래도 외국항공기도 많이 오고 외국회의 및 출장이 많기 때문에 영어 회화를 사용할 상황이 많습니다. 때문에 영어 자격증도 많이 따고 있습니다. 저희도 조금씩 지원하고 있고요.

[출처_시선뉴스 DB]

- 앞으로 항공기상청의 비전은 어떨까요?

제가 지난 9월 말에 청장이 되면서 4가지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기존에 기상청이 가진 비전도 있지만 현대에 들어 항공 이용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사고 노출도 높아지고 이상기후도 잦아지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이고 한 국민 안전을 반영해 ‘안전제일 항공기상서비스’를 2018년 목표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보태서 비전을 ‘혁신을 선도하여 세계 일류 항공 기상서비스로 도약‘으로 정하고, 첨단기술(Hi-Tech), 수요자에 대한 선제대응력(Initiative), 지속 성장(Growing-up), 수요자에게 주는 감동(Heart-touching)라는 전략목표들의 앞글자를 따서 ‘HIGH’를 구호로 삼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항공기상에 대한 수요 속에서 좀 더 좋은 질의 기상정보를 만들겠다는 항공기상청의 비전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항공기상청에서 생산하는 정보가 국민들에게 유익하길 바라며, 대한민국 제1의 항공정보기관으로서 멋진 발전을 기대해 본다. 다음 시간에는 항공기상청의 실무자를 만나, 항공 결항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실제 업무를 들여다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