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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굿 안 하면 죽어” 12억 챙긴 무속인 사기죄로 검거 [시선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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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적정한 굿의 값은 얼마일까? 굿은 무당이 행하는 무속행위로 오래전부터 누군가의 복을 바라거나 불운을 쫓기 위한 행위이다. 

굿을 하기 위해서는 무당에게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데 무속행위라는 특수성에 의해 일반적인 금액대는 형성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무속인이나 상황에 따라서는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간절한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오랜 기간 동안 거액을 받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영화 곡성 중 한 장면 (이 사건과는 관련 없음)


A(47, 무속인·여) 씨는 B(42·여)씨를 지인의 소개를 통해 알게 되었다. A 씨는 평소 건강이 좋지 않다는 B 씨의 말을 듣고 굿을 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른다고 속여 굿을 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시작된 굿은 2009년 1월부터 시작하여 2016년 3월까지 모두 86차례에 걸쳐 진행 되었고 A 씨는 B 씨로부터 약 12억 원을 챙겼다. A 씨는 또한 다른 사람도 비슷한 수법으로 속여 수 천 만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무속행위라는 것은 비과학적인 행위로 그 어떤 결과도 장담할 수 없는 행위다. 따라서 A 씨의 굿이 B 씨를 낫지 못하게 했더라도 A 씨가 B 씨를 속였다며 사기죄로 처벌 받을 수는 없는 행위다. 이는 이 굿이라는 비과학적인 행위를 하는 것은 전적으로 B 씨의 승낙 또는 허락이 전제되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굿을 함으로써 B 씨가 심적인 안정을 취해 B 씨의 치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어서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굿을 진행했을 경우의 이야기일 뿐, 정도가 심하면 다르게 보아야 할 것이다. 


굿을 86차례나 했다는 것은 이미 굿의 효과가 전혀 없음을 말해주는 것인데 A 씨는 B 씨에게 굿을 계속 하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며 권유했다. 또한 B 씨가 A 씨에게 건넨 12억 여 원은 관례를 인정하더라도 지나치게 과다한 금액이다. 이는 A 씨의 굿이 종교 행위로서의 한계를 넘은 무속 행위의 남용이라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사람은 곤경에 처하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마음에 구멍이 생긴다. 굿이나 기타 종교, 무속적 행위는 이렇게 뚫린 구멍을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안식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이용해 돈을 뜯어내는 행위는 이들의 구멍을 후벼 파 더욱 넓히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행위를 하다간 괘씸하다며 누군가에게 더 큰 천벌을 받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