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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카드뉴스] 로맨틱한 키스 단골 장소 가로등, 불빛이 왜 주황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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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정지원 / 디자인 김미양]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가로등 아래 남녀 주인공의 키스 장면.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고 어두운 길을 비추어주기도 하는 가로등 불빛은 왜 주황색인 걸까요?

가로등 불빛이 주황색인 이유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주황색 불빛이 가지는 특성 때문입니다.

먼저, 첫 번째 이유는 주황색 빛의 멀리 퍼지는 성질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을 가시광선이라고 하는데 이 가시광선은 색마다 퍼져나가는 정도를 나타내는 파장이 달라서 여러 가지 색깔로 나뉩니다. 이때, 파장이 길면 빛이 멀리까지 퍼지는 특성이 있는데 파장이 가장 긴 색깔은 빨간색, 가장 짧은 색깔은 보라색입니다.

그렇다면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 색깔로는 파장이 가장 긴 빨간색을 사용해야겠죠. 하지만 빨간색은 정육점처럼 고기의 빛깔을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빨간색 다음으로 파장이 긴 주황색이나 노란색을 가로등에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황색은 안개 속에서도 투과가 잘 되기 때문에 가로등 불빛으로 선택되었습니다.

가로등 불빛이 주황색인 두 번째 이유는 전력 효율성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나트륨 가스를 사용하는 주황색 등과 함께 백열전구의 필라멘트를 사용한 수은 등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은 등은 장시간 점등에 에너지효율이 낮고 수은을 함유하고 있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반면 주황색 가로등은 수은 등보다 밝기가 수 배 이상 높아 가로등에 사용되기에 적절합니다.

가로등이 주황빛인 세 번째 이유는 눈에 주는 피로감이 적어서입니다. 여러 가지 색깔 중에 가장 멀리 퍼지는 색깔은 빨간색이지만, 빨간색은 눈에 피로를 주고 심미적으로도 좋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황색등은 백색의 수은 등에 비해서도 눈부심이 적고 눈에 피로감이 덜합니다. 형광등과 스탠드의 노란 불빛을 생각해 보면,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죠.

마지막으로 네 번째 이유입니다. ‘주광성 벌레는 빛을 쫓는 벌레로 하루살이, 날벌레, 나방 등이 해당하는데 연구에 따르면 이것들은 백색 등보다 주황색 등에 덜 모입니다. 밤에 가로등 불빛 주변에 모여드는 벌레가 많게 되면 오히려 가로등의 빛을 가리겠죠.

지금까지 가로등이 주황색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의 가로등보다 더 밝고 에너지 효율도 높은 LED 가로등이 주황색등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많은 곳에서 주황색등의 가로등과 함께 백색 LED등이 섞여 설치된 곳을 볼 수 있습니다.

적당한 어두움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는 주황빛 가로등. 이 가로등에 얽힌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점점 교체되어가고 있는 가로등을 보며 아쉬움이 들기도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