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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시선톡] 마을 수호신 150년 된 향나무 실종...100만원에 팔기위해 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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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예로부터 대한민국은 각 마을 별로 신성한 나무, 동물, 상징물 등을 수호신으로 정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해왔다. 현재 이러한 관습을 여전히 유지하는 마을도 많아 화제가 되기도 하는데,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마을사람들에게는 단순한 동식물을 넘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가치로 여겨지곤 한다.

그런데 최근 경남 창원의 한 마을에서 이러한 수호신 역할의 향나무가 사라져 마을 주민들이 애가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누군간 나무를 고의로 파낸 것으로 다행히 지난 22일 범죄 일당이 검거되었다. 이들이 이 마을에서 신성한 수호신으로 여겨지던 150년 된 향나무를 파 낸 이유는 이 나무를 팔아 100만원의 돈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이 사진은 본 사건과 무관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경남 창원의 한마을에는 150년 된 향나무가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며 주민들 사이에 소중히 여겨져 왔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이 향나무가 우물물을 깨끗하게 하고 액운으로부터 마을을 지켜준다고 오랫동안 믿어왔고 일부 주민은 이 나무 앞에 물을 떠놓고 기도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달 14일 오후 이 마을 주민 A씨(81)는 이 마을의 공동 우물가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마을의 수호신 향나무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바로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이에 출동한 경찰은 향나무 자리의 흙 상태를 보고 누군가 고의로 향나무를 파서 훔쳐간 것으로 판단해 수사에 들어갔다.

그렇게 경찰은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지난 22일 용의자 B씨(51·창원시 마산합포구)와 C씨(52·창원시 마산합포구)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조경업자 D씨(61)와 E씨(42)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B씨와 C씨 등 2명은 범행 전 이 마을에 고가의 향나무가 있다는 것을 알고 팔아 돈을 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던 중 지난달 13일 충북에서 좋은 야생화 등을 찾으러 창원의 한 조경가게에 내려온 조경업자 D씨와 E씨를 만났고 B씨와 C씨 일당은 D씨와 E씨에게 “근처에 좋은 향나무가 있는데 100만원에 넘겨주겠다”고 달콤한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명백한 도난 범죄 인 것을 알았기에 D씨와 E씨는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잘 키우면 수천만 원대의 고가에 되팔 수 있는 향나무를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되어 제안을 받아들였다. 경찰에 따르면 실제 향나무의 가격은 1000만원 정도이지만 잘 가꿀 경우 3000만원 정도까지 거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쓸데없이 마음이 잘 통한 B씨 등 4명은 트럭 등 2대의 차에 나눠 타고 날이 어둑한 오후 9시쯤 향나무가 있는 마을로 이동했다. 그리곤 높이 2m에 150년 된 향나무를 20여분 만에 캐냈다. 그리고 D씨와 E씨는 약속대로 B씨와 C씨에게 100만원을 넘겨 준 뒤 자신의 트럭에 향나무를 싣고 충북으로 돌아갔다. D씨와 E씨는 자신의 농장에서 이 향나무를 다시 판매할 목적으로 키우고 있다가 함께 경찰에 검거되었다.

분명 마을사람들이 값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하게 여기는 것을 알고도 금전적 욕심 때문에 절도를 저지른 4명의 용의자 일당. 만약 이들의 도난 행위로 마을주민들이 안녕 기원하고 마음의 안정을 받을 수 있었던 수호신 나무가 그 생명력을 잃게 되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마을주민들은 큰 상실감을 느끼고 망연자실 했을지 모른다.


무엇을 막론하고 절도는 범죄이다. 하물며 문화재나 천연기념물 등은 특별한 가치가 매겨진 것들로 존재가 유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한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조치와 처벌이 필요하다. 순간의 욕심으로 타인의 물품에 손을 대어 물질적 피해와 더불어 정신적 피해를 야기하는 모든 절도 행위가 근절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