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들끓게 한 ‘사보임’은 무엇인가 [지식용어]

[시선뉴스 심재민,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최근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표를 던져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추인한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오 의원의 사·보임을 놓고 극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사·보임’이란 맡고 있던 일자리를 그만두고 물러나는 사임과 어떤 직책을 맡도록 임명하는 보임이 합쳐진 말로 국회 상임위원회나 특별위원회 위원을 교체하는 절차를 말한다.

사보임은 지도부인 원내대표의 고유 권한이다. 각 정당의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을 상임위원회에 배치하고 물러나게 하는 권한도 갖는다. 교섭단체의 대표가 사보임을 국회의장에 신청하고 국회의장이 이를 승인하면 위원의 사임과 보임이 완료된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오신환 의원이 반대를 할 경우 법안의 추진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강제 사보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국회 패스트트랙 대치 정국의 중요한 기점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오신환 의원은 사보임에 합의하거나 동의한 적이 없다며 불법 사보임을 즉각 원위치 시키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희상 국회의장은 25일 오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에 대한 사보임서를 결재했다. ‘오신환 사보임’ 논란으로 제동이 걸렸던 선거제 개편·검경 수사권 조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패스트트랙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한 것.

한편 자유한국당에서는 이번 사보임 결재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가처분신청 등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최교일 의원은 "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114명 의원 전원 이름으로 오신환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허가한 문 의장의 행위에 대해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며 "국회의장의 사보임 허가 처분은 명백히 국회법 48조 6항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사보임에 대한 반발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까지 불발될 우려가 커지자 김관영 바른미래 원내대표는 서둘러 사과에 나섰다. 그는 지난주 사보임 문제로 당내 혼란이 있었다며 사법제도 개혁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일해오신 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보임의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번복하지 않겠다는 완강한 뜻을 내비치면서 법안 상정을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