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최지민] 지난 21일 한반도 상공에 ‘죽음의 백조’가 날아올랐다. 지난 북한 노동당 창건일 비행 이후 11일 만이었다. 죽음의 백조의 이번 비행은 일반인들 앞에서 처음 선보이는 저공비행으로 그 위용을 과시했는데, 앞서 지상에 서 있는 채 일반에 공개된 적은 있지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저공비행하는 모습은 처음이라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죽음의 백조란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 폭격기인 ‘B-1B 랜서(Lancer)’를 칭한다. B-1B 랜서는 기체 내부에 각종 폭탄 및 미사일을 최대 34톤 장착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마하 1.2로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 도달 가능하다. 또한 은닉 기능인 스텔스 기능까지 갖춰 10km 밖에서도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다.
한국 언론에서는 B-1B 랜서의 전략 폭격기로서의 뛰어난 성능과 백조를 닮은 외형을 칭해 ‘죽음의 백조’로 부르고 있다.
B-1B 랜서는 제트기 시대이던 1950년대 말에 등장한 B-52를 대체하여 초음속 시대에 알맞은 폭격기를 개발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미국은 초기에 B-1와 B-1A의 제작에 들어갔으나 효용성의 의구심과 예산 등의 각종 여건으로 인해 제작이 중단되었다. 그러다1981년 레이건 행정부가 B-1의 생산 재개를 결정하였고 지난 실패를 교훈 삼아 B-1B제작에 성공하였다.
B-1B는 최초 240기 생산을 고려하였다. 하지만 1985년 소련 고르바초프 정권의 등장과 동시에 동서 간 긴장이 급격히 완화되자 1988년 100기를 마지막으로 생산이 종료되었다. 이후 1990년 B-1B에 ‘랜서’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B-1B는 1998년 미·영이 연합해 이라크를 공격한 ‘사막의 여우’ 작전을 시작으로 처음 폭격작전을 수행하였다. 이후 코소보 항공전, 아프간 대테러전쟁, 2차 걸프전에 참전하여 정밀유도폭탄 등을 사용하면서 활약해 적국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B-1B가 한반도 상공을 활공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나라 해상뿐만 아니라 북한 동해 공역까지 진출하였다. 한미 합동으로 실시되는 전략 폭격기 B-1B 랜서의 한반도 비행은 북한에 대한 전방압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B-1B 한반도 전개와 관련해 ‘자극적인 행위를 자제하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다.
한반도 내에서 죽음의 백조를 보게 되는 것은 그만큼 북한 문제가 심각한 것임을 드러낸다. 대화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무력을 과시함으로써 해결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력적인 충돌은 모두에게 큰 피해를 안기는 것이듯, 우리가 주체적으로 슬기롭게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잘 해결하여 죽음의 백조가 우리 상공에 떠 있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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