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그렇다고 이 문장이 이성의 결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감정과 이성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감정만을 내세우면 극단적인 행동을 유발하고 이성만을 내세우면 지나치게 냉정해지기에, 우리는 이성과 감정을 상황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아는 것처럼 감정 앞에서 이성적이기란 쉽지 않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접했을 때나 감동이 절정의 순간에 다다랐을 때와 같은 많은 상황에서 우리는 이성보다 감정을 앞세우게 된다. 이처럼 사람이 어떤 결정을 할 때 이성보다 감정의 지배를 많이 받는 것을 ‘감정독재’라 한다.
[사진_플리커]
감정독재란 전북대학교 강준만 교수의 저서 ‘감정독재’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강준만 교수는 “많은 경우 이성은 감정의 아주 작은 수준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인간은 일상에서 늘 감정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감정독재는 인간의 삶에서 오래된 현상이지만, 현대 문명의 상징인 인터넷과 SNS 등으로 인해 속도가 강조되는 사회로 바뀜에 따라 이성적인 사고를 할 여유가 없어지면서 더욱 단단해졌다고 전했다.
‘감정독재’는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이라는 주제로 50가지의 이론을 토대로 인간의 감정독재 현상을 서술한다. 50가지 이론으로 행동 편향, 통제의 환상, 파킨슨의 법칙, 갈라파고스 신드롬 등을 소개하고 위와 같은 다양한 이론을 토대로 시의에 맞는 상황을 대입해 이해를 돕는다.
예를 들면 인기가 많은 스포츠를 사례로 든 ‘부작위 편향’이 있다. 부작위 편향이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일어나는 손실을, 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손실보다 더 고려하는 것이다.
스포츠 경기 중 심판의 오심이 부작위 편향의 대표적인 예이다. 스포츠 경기 중 심판이 내린 결정이 후에 오심으로 판정 나면 심판은 비난을 받게 된다. 이러한 비난을 피하고자 하는 감정으로 인해 부작위 편향을 보이는 심판이 등장하는 것이다.
‘감정독재’은 대부분 ‘왜’로 시작한다. ‘왜’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강준만 교수의 말처럼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이성’보다 즉흥적인 ‘감정’만을 앞세우게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곧 타자와의 충돌을 유발하기에 감정에 대해 우리 스스로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
감정의 동물인 인간. 그 감정을 얼마나 현명하게 이용할지는 인간이 가진 평생의 숙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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