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대한민국은 음주운전에 대해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국가였지만 갈수록 그 심각성을 깨닫고 처벌 기준과 강도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심지어 음주운전을 하는 것을 말리지 않거나 음주운전을 할 것을 예상한 상태에서 술을 팔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된다.
그런데 도로가 아닌 해상이라면 어떨까?
지난 14일 오후 8시 21분께 경남 창원시 마창대교 인근 바다에서 A(59) 씨는 만취 상태로 배를 운행하다가 현장에서 해경에 적발되었다.
적발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36%로 만취상태였다. 도로에서의 음주운전이라면 면허 취소에 해당하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A 씨는 과태료 처분을 받고 귀가조치 됐다.
해상에서의 음주 운항에 대한 처벌 기준은 0.03%로 도로보다 강하지만 이는 5t 이상의 선박에 해당되는 얘기일 뿐 5t 미만의 선박은 과태료에 처해진다.
창원해양경찰서 제공 |
A 씨의 선박은 0.86t급의 자망어선으로 음주를 해도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그런데 A 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귀가 조치되고 나서 2시간 후인 10시 14분께 진해 부도 인근 바다에서 재차 자신의 선박을 운항하다가 해경에 또다시 적발 된 것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A 씨의 술이 깼을 리는 만무. 10분 동안 해경의 정지명령을 어기고 도망치던 A 씨의 두 번째 혈중 알코올농도는 0.213%로 역시 만취상태였다. 도로였으면 구속까지 가능한 상황이지만 5t 미만의 선박이기 때문에 음주 운행 행위가 범죄가 아닌 행정법상의 의무위반에 그치게 되었다. 비록 과태료는 또 부과되겠지만 범죄행위는 아니기 때문에 전과도, 형법상 누범관계도 발생하지 않는다.
단적으로 말하면 5t미만의 선박은 계속 음주 운항을 하더라도 과태료만 내면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해상에서 음주운항을 하다 적발되는 대부분은 A 씨와 같이 5t 이하의 선박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 수준이 턱없이 낮은데 작은 선박이 끼치는 피해가 미미해서일까?
그렇지 않다. 최근 낚싯배로 대변되는 작은 규모의 선박들의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희생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에서도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그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할 수 있다. 게다가 선박의 사고는 구조되는 과정에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육상보다 위험하면 위험했지 안전하지 않다.
더욱 위험한 곳에서 더 낮은 처벌을 하는 반전의 음주 운행. 법의 개정을 통해서라도 자신, 또는 타인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이런 행위는 제재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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