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지난 7월 27일, EBS의 한 방송에 나온 소녀가 화제가 되었다. 화제가 된 소녀는 5살이지만 몸무게가 47kg에 달해 5세 또래 아이들 평균 몸무게의 3배의 체중이 나갈 정도로 비만이다. 정상 체중으로 태어났지만, 두 살 무렵부터 급격히 살이 찌더니 지금의 체중이 된 것이다. A양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급격한 체중 증가로 병원을 찾아간 A양은 진단 결과, ‘로하드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로하드 증후군(ROHHAD syndrome, Rapid-onset Obesity with Hypoventilation, Hypothalamic dysfunction and Autonomic Dysregulation syndrome)은 주로 어린아이에게 발생하는 난치병이자 희귀질병의 일종으로 쉽게 말하면 ‘살을 빼지 않으면 죽는 병’이다.
[사진_픽사베이(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로하드 증후군은 내분비기관을 조절하는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게 되며, 환자마다 조금씩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시상하부의 포만중추와 음수중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거나 마시고 싶다는 충동이 있다. 특히 유아기인 보통 1.5세에서 11세 사이에 첫 징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식욕 억제가 힘들다는 특징이 있다.
A양의 경우 어릴 때 교감신경계인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신경모세포종’이라는 종양을 앓아 치료를 받고 종양은 제거했지만, 식탐이 계속되어 체중이 현재와 같이 증가하게 됐다.
로하드 증후군의 다른 증상은 폐포호흡저하이다. 폐포호흡저하란 폐포(허파꽈리)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폐포호흡저하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한 번 숨을 쉴 때, 환자는 두 번 숨을 쉬어야 한다. 그래야 같은 양의 산소가 체내에 공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하드 증후군 환자들은 일상에서 호흡곤란에 시달리며 운동을 해서 살을 빼서 비만을 해소해야 하지만, 호흡곤란 때문에 운동을 하기 쉽지 않아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한 로하드 증후군은 시상하부 장애와 자율신경계의 이상, 그리고 폐포호흡저하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급성호흡부전을 주의해야 한다. 급성호흡부전은 인해 체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서 자율신경계가 정상작용을 하지 못하여 발생하게 되는데, 환자들은 시상하부 장애와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이러한 증상을 인식하지 못해 위험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호흡부전 환자의 약 50% 이상이 심폐 정지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로하드 증후군은 난치병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 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로하드 증후군 환자의 경우 보통 20살 정도에 사망에 이른다. 동시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로하드 증후군은 치료비가 만만치 않아 경제적 부담이 환자와 가족을 더욱 힘들게 한다.
로하드 증후군은 국내에 단 2명, 전 세계적으로는 100명이 채 안 되는 희소병이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병이라 많은 사람이 로하드 증후군 환자를 보고는 단순히 아이가 게을러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로하드 증후군 환자와 주변 사람들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고 한다. 따라서 로하드 증후군, 나아가 모든 희귀병 환자를 대할 때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편견 없이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이 그들의 완치를 돕는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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