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김아련] 우리는 보통 야구장의 몇 배, 여의도의 몇 배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 실제 그 크기를 정확히 잘 모르더라도 엄청 클 것이라고 예상하게 된다. 이는 어떤 대상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비교 되는 대상에 의해 영향을 받는 심리적 효과인 ‘샤르팡티 효과’ 때문이다.
크기가 30,000 평방미터라고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는 것보다 위의 예시처럼 비교 대상을 둔 경우에 쉽게 그 크기를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샤르팡티에 효과는 광고나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사진/Pixabay]
상품과 관련해 샤르팡티에 효과를 적용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가격 비교이다. 다른 상품의 가격을 보여주고 본인 상품의 가격이 더 낮다고 표시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해당 상품류에 대한 정확한 가격대를 모르지만 다른 상품과 가격 비교를 통해 더 싸다고 느끼는 것이다. 또 비포(before)와 애프터(after) 사진을 보여주어 비교하는 방식도 샤르팡티에 효과를 적용한 것이다. 소비자는 어떠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비포 사진을 기준으로 애프터를 평가하게 된다.
그 중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으로 손꼽히는 사례들이 있다. 1963년 세계 2위의 렌터카 업체인 Avis는 부동의 시장 1위인 Hertz를 겨냥하며 ‘우리는 2등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열심히 합니다.’ 라는 도전적인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비교 광고를 통해 자신이 2등임을 인정하고 2등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자신들의 의지를 각인시키는 2등 포지셔닝 기법을 적용한 것. 소비자들은 비교 광고를 통해 그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때 더 특별한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었다.
그 결과 Avis는 업계 2위 회사로 13년 동안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지만, 이 광고가 시작되고 두 달 만에 적자에서 탈출했다. 소비자들이 그들이 말하는 성실함에 가치를 부여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매우 성공적인 광고 캠페인으로 꼽히는 이 사례는 많은 마케팅 관련 서적에서 ‘2등 포지셔닝’으로 소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을 볼 수 있다. 미샤는 ‘I’m Missha’캠페인의 일환으로 SK-ll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와 미샤의 신상품 에센스의 비교품평을 제안했다. 또 SK-ll 에센스 공병을 가져오면 미샤의 에센스 제품을 공짜로 주는 파격적인 이벤트도 실시했다.
이 광고는 소비자들의 많은 이목을 끌었고 자발적으로 제품에 대해 평가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향, 질감, 효능 등의 구체적인 기준을 들어 상세하게 비교하고 자신의 피부사진을 직접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그 결과 이 제품은 가성비가 좋은 상품으로 평가되어 제품의 질에 대한 자신감과 브랜드의 진정성을 확실히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샤르팡티에 효과는 이처럼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되면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소비자들도 샤르팡티에 효과를 인식해 두었다가 과도한 마케팅 전략에 현혹되기보다, 스스로 그 효과를 이용해 상품 비교를 통해 더욱 현명한 소비전략을 짜면 더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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