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정선]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여러 분야에 걸쳐 자동화, 간소화가 이루어지면서 서비스를 소비자가 직접 이용하는 셀프 서비스 사례가 많아졌다. 그런데 셀프서비스를 이용하면 으레 드는 생각 한 가지, ‘과연 셀프서비스가 이용자에게 이득일까 실일까’라는 의문이다. 이러한 고객 스스로 해결하는 서비스에 대한 해석이 담긴 용어가 있다. 바로 그림자 노동이다.
그림자 노동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만 만질 수 없는 그림자에 빗대어, 노동을 했지만 보수를 얻지 못하는 무급 활동을 칭한다. 그림자 노동은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반 일리치(Ivan Illich)가 동명의 저서에서 처음 언급하면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그림자 노동은 쉽게 셀프 서비스를 말하며 직접 주유를 하는 셀프 주유소, 은행원 없이 스스로 각종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모바일 뱅킹, PC와 스마트 폰의 주기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대표적인 그림자 노동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뿐만 아니라 저렴한 상품, 여행, 숙박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정보를 수집 하는 행위 등도 그림자 노동에 포함된다.
그림자노동의 장단점은 극명하게 나뉜다. 먼저 서비스 제공자 측의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용자 역시 수수료를 면제 받거나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제화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용자가 알게 모르게 시간과 노동을 할애해야 하고, 또한 이러한 셀프서비스의 과도한 증가는 인간의 일자리를 침해한다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그림자노동은 이처럼 일장일단의 특성을 가지는 애매한 키워드이다. 편리함과 신속함, 효율을 위해 프로그램과 장치를 개발해 스스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고 있지만, 이 셀프서비스가 도리어 개인의 시간을 할애하게 하고 노동하게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앞서 말했듯 일자리를 점차 줄여나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페스트 푸드 업체에서 실제 많은 곳이 기계장치를 통해 소비자 스스로 주문과 결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력을 기계가 대신하면서 업체 측은 인력 감소로 비용은 줄지만, 소비자의 그림자 노동은 늘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 줄어든 비용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도 않는다.
우리가 실생활을 살아가면서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그림자 노동. 기술 발전으로 인해 더 큰 편리함을 누리기 위한 감안해야 할 부분인지 아니면 업체의 비용절감 계산으로 인한 부작용인지 다함께 생각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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