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흔히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있으나 마나 한 쓸모없는 사람을 지칭하고 동화 ‘오즈의 마법사’ 속에서는 두뇌가 없어 지혜를 얻고자 하는 조금은 어리석은 인물로 묘사된다. 야구에서는 주로 타석에만 서면 삼진을 당하거나 병살타를 쳐 팀에 해만 끼치고 오는 선수를 지칭한다.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만 해석되는 이것은 바로 ‘허수아비’이다.
허수아비란 벼나 보리 등의 곡식을 먹는 새 등을 쫓기 위해 나무나 짚, 옷가지 등으로 만들어진 사람 형상의 조형물이다. 허숭아비, 허시아비라고도 하며 줄인 말로 허제비, 허사비, 허아비라고도 일컫는다. 허제비는 지역에 따라 허깨비와 같은 환상의 형상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허수아비는 ‘허수(虛首)가 달린 아비‘라는 뜻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즉 ’가짜‘라는 뜻이다. 이 유래 때문에 제구실을 못하는 사람을 빗대어 허수아비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진_픽사베이]
하지만 그 유래를 달리 이야기하는 전설도 존재한다. 계모의 학대로 집을 쫓겨나 거지가 된 아들 ‘허수’를 본 허수 아버지가 아들이 일하는 논둑에서 쓰러져 죽었는데, 새들이 허수의 아버지를 보고 논에 날아들지 않아 그 뒤부터 새를 쫓기 위해 허수 아버지의 모습인 허수아비를 만들어 세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고대에는 새를 신령한 존재나 씨앗을 가져다주는 신으로 믿어 허수아비가 종교적 대상의 구실을 했다. 하지만 근대에는 새나 짐승의 위협으로부터 곡물을 보호하기 위한 형상물로서 실제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허수아비의 형상 중 가장 원형에 가까운 것은 장대를 가진 사람의 모양이다. 새에게 위협을 주기 위해 장대를 들고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허수아비는 농부의 모습을 띠고 있다. 새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무서운 존재가 농부이기 때문이다.
허수아비의 의상은 시대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허수아비의 상징인 밀짚모자는 시대에 따라 운동모자등으로 바뀌기도 하고 허수아비가 입는 한복이 양복으로 바뀌는 추세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과거 가만히 서 있던 허수아비에서 손끝에다 새끼줄을 연결해 깡통과 헝겊을 매달아 허수아비가 움직이면 깡통이 흔들리며 소리를 내 새를 쫓는 방법 등 새를 쫓는 방법도 더욱 효과적으로 발전하며 변화를 겪었다.
허수(虛首)라는 이름과 달리 농민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허수아비. 허수아비가 우리에게 질 좋은 식량을 양껏 제공하는 과정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가만히 서 있다고 무시 받았던 허수아비. 하지만 그 역시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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