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김민서] 22일 경남 합천군은 해인사 장경판전이 프랑스 일간지 피가로의 부동산 특별판 ‘르 피가로 이모빌리에(Le figaro immobilier)에서 뽑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10선 중 7번째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해인사 장경판전(海印寺 藏經板殿)은 어떤 곳이기에 세계에서 아름다움을 인정받는 것일까?
해인사 장경판전은 우리에게 익숙한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을 봉안하기 위해 지어진 목판 보관용 목조건축물로 15세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건축물은 해인사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애초에 대장경을 보관하기 위해 건립되었고 건립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장경판전은 남북에 수다라장과 법보전 등 큰 건축물과 해인사 고려 각판을 보관한 작은 건물인 동서 사간판전 등 4채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경판전은 겉으로 봤을 때 화려함 보다는 단순하고 평범함이 돋보인다. 하지만 해인사가 여러 차례 발생한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고 복구를 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장경판전 만큼은 큰 피해를 본 바가 없어 태고의 모습을 지키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고고학적인 미(美)를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이다.
그렇다고 마냥 겉보기처럼 단순한 구조를 가진 것이 아니다. 장경판전은 대장경판을 보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조된 만큼 기능 역시 매우 탁월하다. 장경판전은 설계부터 바람의 방향이나 방습, 실내의 적정온도를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끔 되어 지어졌기 때문에 당시의 신라인들의 과학이 얼마나 발달했는지를 알 수 있는 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
해인사는 오랜 역사 동안 침략에 의해서 또는 자연 적으로 발생한 화재에 피해를 많이 입은 절이다. 하지만 장경판전은 목조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원형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장경판전을 지은 위치 선정 또한 미래를 예상하여 선정했기 때문인데, 다른 건물보다 좀 더 높게 짓고 사방으로 담을 설치하였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이 옮겨 붙지 않아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간결한 고전의 미와 선조의 과학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이미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 우리의 문화재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언제 보아도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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