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1919년 설립된 식음료 생산업체 다논(Danone)은 액티비아, 에비앙 등 유럽은 물론이고 이제는 국내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브랜드다. 무려 18년 동안 다논을 경영한 앙투안 리부는 1996년 그의 아들 프랑크 리부(Franck Riboud)에게 물려주고, 프랑스 유명 가족기업의 맥을 이어갔다.
그러나 프랑크 리부는 승계 직후 ‘다논’의 핵심가치를 더욱더 지키기 위한 몇 가지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는데, 지금까지의 아버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다논을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과연 그가 추구한 변화는 무엇일까?
“공격적인 사업 대신 선택과 집중”
아버지 앙투안 리부는 요구르트를 기반으로 한 유제품 생산기업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종합 식품기업으로 도약했다. 파스타, 생수, 통조림, 소스, 비스킷, 맥주, 치즈 등 정말 안 만드는 게 없을 정도였다.
1996년 경영권을 승계한 프랑크 리부는 곧바로 당시 10개 정도였던 사업을 4개로 줄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크게 우려했지만, 그는 “5등급 제품 20개를 가지고 있는 것 보다, 1등급 제품 하나만 있는 게 더 좋다.”며 ‘식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건강을 주자’라는 기업 슬로건을 재차 강조했다.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는 함께 가야만 한다.”
프랑크 리부가 다논을 변화시킨 또 하나는 ‘사회적 책임 경영’이다. 그는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약 230km 떨어진 시골 마을 보그라에 합작회사인 ‘그라민 다논 푸드’를 세웠다. 이 회사는 극심한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이곳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비타민 등 필요한 영양성분이 강화된 요구르트를 개당 5다카에 팔고 있다. 이는 우리 돈으로 81원 정도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식품을 통한 건강’이라는 다논의 핵심가치 속에도 사회적 책임이 항상 내재 되어있다. 예를 들면 그들이 만드는 요구르트는 건강에도 좋아야 하면서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하는 것이다. 생수 또한 마찬가지다. 건강한 물을 생산하려고 고민하다 보니 환경 문제에 앞장서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가족기업에서 다국적 기업으로 과감한 변화”
가족기업으로 유명한 다논은 과거 대부분의 임원진을 프랑스인이 독차지하고 있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허나 프랑크 리부 회장은 친척이나 자국민이 아닌 능력 있는 다국적 인재를 경영진에 세우면서 다국적 기업의 이미지를 쌓아 가고 있다. 실제로 현재 생수 분야의 경영진은 베네수엘라인이 아시아 시장은 뉴질랜드인이 맡고 있다.
게다가 프랑크 리부 회장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회장직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는데, 즉 그가 CEO에서 물러나 이사회 회장을 맡고 그 자리에 전문경영인을 세운다는 얘기다. 이는 21세기 기업이라면 하나의 트렌드로 볼 수 있지만 오랜 기간 가족기업이었던 다논에는 정말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은 하나의 트렌드다. 그러나 이를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은 흔치 않다. 그런 와중에 다논은 그들의 기업 핵심가치를 잘 실현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착한 기업, 건강한 기업의 모범사례인 다논의 가치가 전 세계로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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