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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교양

[지식용어] 초고령사회 일본의 ‘개호이직’ 문제, 강 건너 불구경 할 수 없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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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정선]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넘어가면서 예상되었던 문제가 하나둘 현실 속에 나타나고 있다. 주로 나이든 부모세대들에 대한 문제로, 복지나 요양시설 등 사회의 기반의 발전 속도에 비해 고령화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자 이러한 문제들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고령화 사회가 두드러지는 일본에서는 ‘개호이직’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개호이직(介護離職)이란 늙은 부모의 병수발을 들기 위해 중년의 직장인이 회사를 그만두는 사회현상을 말한다. 용어를 풀어보면, 개호란 ‘간병’을 뜻하는 일본식 표현이고 이직은 관직에서 물러남을 의미한다. 


이 같은 개호이직 현상은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 최근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매년 10만 명 이상의 직장인들이 노부모를 간병해야 하는 이유로 개호이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당연한 자식의 도리로 볼 수 있지만, 개호이직은 중산층의 붕괴로 연결될 수 있다. 애초에 부유한 상류층의 경우 사설 간병인과 호화 요양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중산층과 서민의 경우 그럴 수 없어 직접 간병해야 하기에 생활의 타격을 감수하고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개호이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호이직으로 인해 일본 내 중산층이 차차 붕괴해 사회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즉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초고령화를 정부 차원의 노인 요양시설 등 복지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 개호이직 현상인 것.

일본 정부도 개호이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9월 현재 경제 부양책과 저출산 정책을 내세우며 이와 함께 '개호이직 제로(0)'도 경제정책의 새 목표로 제시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달 아베 정부는 개호이직 제로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입주 간병인을 기존 38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일본 내 현실로 닥친 초고령 사회의 문제점이 개호이직 현상. 이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도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다.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역시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70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이미 은퇴세대로 접어들었고 당장 이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부양책이 없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자녀들의 몫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부담 정도는 중산층 이하 계층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 역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개호이직 현상을 비롯해 일본 사례를 참고해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발생할 다양한 사회/경제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