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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교양

겉보기엔 혁신, 알맹이는 꼰대 ‘청바지 입은 꼰대’ [지식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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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김미양]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 텐데~요즘 어린 친구들은 모를 수 있는 DJ DOC‘DOC와 함께 춤을이라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이 노래에서 청바지는 회사라는 조직의 권위적인 분위기를 타파하는 자유를 의미하는 상징이었다.

그리고 꼰대라는 말은 아버지나 선생님, 나이 많은 사람을 비꼬는 은어 또는 비속어이다. 그러나 사상이나 사고방식이 고정이 되어 이를 어린 사람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이들의 주요 말투는 나 때는 말이야 이러지 않았어이다. 이는 자신의 과거 경험을 일반화 시켜 이미 변화한 사회와 문화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말투이다.

이처럼 상반된 이미지의 두 언어가 만났다. 바로 청바지 입은 꼰대이다. 이 말은 겉보기에는 혁신적이지만 알맹이는 꼰대인 무늬만 혁신을 의미한다. 청바지와 목폴라로 연상되는 스티븐 잡스는 애플을 대표적인 혁신기업으로 만들었다. 이들의 성공을 본 따 우리 기업들도 청바지를 입으려 하였다. 그러나 잘 어울렸을까.

지난 514일 대한상공회의소와 다국적 컨설팅전문회사인 맥킨지는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는 대기업 직장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2년 전에 지적을 받았던 습관적 야근이나 비효율적이고 불통인 업무방식 등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업문화가 개선되었냐는 질문에는 59.8%가 일부 변화는 있지만 개선되지는 않았고 28%는 이벤트성일 뿐 효과는 없다고 대답해 대부분 말로만 혁신을 외쳤을 뿐 변화된 것이 없어 무늬만 혁신이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기업의 문화개선 활동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보이는 것들만 그럴싸하게 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청바지 입은 꼰대, 무늬만 혁신은 개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실망감으로 변해 오히려 조직원들이 한층 더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원인이 된다.

청바지 입은 꼰대는 비단 기업의 무늬만 개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생 선배들의 불필요한 군기도 이에 속한다. 이들은 무늬는 파릇한 대학생인데 하는 짓이 꼰대다. 후배들에게 기수가 높고 나이가 많다며 이들의 우위에 서서 엄격한 규정을 지키라고 강요하고 쓸데없이 기강을 잡는다. 간호사들의 태움문화 역시 같은 맥락이다. 누구보다 천사일 것 같은 이들이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를 재가 될 때까지 인격모독과 폭력 등으로 괴롭힌다.

꼰대는 나이가 많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보다 직위나 나이 등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순간 꼰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냥 꼰대보다 꼰대가 아닌 척 위장한 꼰대가 더 상대방에게는 괴로운 꼰대일 수 있다. 부디 청바지를 입은 꼰대가 그냥 청바지를 입은 오빠 또는 누나가 되는 사회가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