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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교양

[지식용어] 사용도 낮아진 종이통장, 역사의 뒤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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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시대에 따라 인류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그에 따라 과거에 필요했던 것이 불필요해 지기도 하고, 반대로 없어도 잘 살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필수품이 되어 있기도 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종이통장’이다.

과거에는 종이통장의 거래 내역을 보면서 자산을 확인 했지만, 최근 모바일 금융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마트 폰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통장기능은 물론 은행 업무의 많은 부분을 해결하고 있다.

시선뉴스DB


대표적인 예로 주기적인 ‘통장정리’가 필수였던 과거에 비해 그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에 ‘통장에 대한 정리’ 수순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불필요해진 종이통장을 없애고 그로인한 비용과 자원의 낭비를 막자는 취지이다.

대한민국의 종이통장 역사는 1897년 조흥은행의 전신이자 최초의 상업은행인 ‘한성은행’이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지금보다 더욱 크고 두꺼운 노트 형태의 통장을 통해 본인 계좌에 돈이 얼마가 있는지, 그리고 입금과 출금 등의 거래내용을 확인했다. 이것이 통장의 출발이다. 당시에는 계좌의 내용을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었으니 종이통장의 탄생은 당연한 것 이었다.

그렇게 약 100여 년간 이어져온 종이통장은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 그 위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직접 은행에 가지 않고 몇 번의 조작 하나로 계좌의 내역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은행 애플리케이션이 편리함을 무기로 종이 통장을 점차 불필요한 존재로 만들어갔다. 그렇게 통장은 점점 집안 어느 곳에 놓여 잠들어 버린 존재가 됐다.

이에 종이통장이 변화된 시대에서는 낭비라는 시각이 늘어만 갔다. 그도 그럴 것이 종이통장 1개당 제작 원가는 300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거기에 인건비와 관리비까지 계산하면 종이통장 하나를 발급하는데 은행이 드는 비용은 5000~1만8000원에 달한다. 매년 새로 만들어지는 종이통장 개수가 연 3000만 개가 넘으니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이다. 더욱이 활용도가 현저하게 낮아진 상황에서 통장에 소요되는 비용과 자원은 그저 낭비라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공감이 이어졌고 결국 2015년 7월 통장을 차차 없애자는 방안이 마련되었다. 금융감독원의 ‘통장기반 금융거래 관행 등 혁신방안’에 따라 3단계에 걸친 단계적 감축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먼저 2015년 9월부터 올 8월까지 시행되는 1단계는 종이통장 발행을 원하지 않는 고객에게 금융회사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신규 고객이 계좌를 개설하거나 기존 고객이 통장을 재발행할 때 종이통장을 선택하지 않으면 금리우대, 수수료 경감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

다음 2단계는 다가오는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3년간 적용된다. 2단계에서는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원칙아래 고객이 원할 경우에만 통장을 발행한다. 대상은 신규 고객이며, 기존 고객에게는 1단계의 인센티브 부여 방식을 계속 적용할 방침이다. 단 여전히 종이통장의 활용도가 높은 60세 이상은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2020년 9월 이후부터 적용되며 이때는 종이통장 발행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원가의 일부를 수수료 형태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시 60세 이상이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엔 원가의 일부 부과를 면제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종이통장을 없애는 움직임은 국제적인 추세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을 시작으로 종이 통장 미발행이 적용되어 확산되고 있는데 미국은 1990년대, 영국은 2000년대에 이미 종이통장 미발행을 실시해 무통장 거래 관행이 일반화됐다.


모바일 금융 기술 발달로 효용가치가 떨어진 종이통장을 불필요한 비용과 자원낭비를 줄이기 위해 없애려는 움직임. 이는 비단 비용적 측면을 넘어 본인이 통장이 분실되면 인감이나 서명이 도용돼 사기에 악용될 가능성을 방지하는 등 금융 안전에도 상당한 이점이 기대되고 있다. 당국과 은행 기관은 앞으로 시행될 단계에서 불안 요소를 해결하는 등 만전을 기해 종이통장 없이도 더욱 안전한 금융거래 확립을 이루어 나가기를 바란다.